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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자외선 반사율 100%… 해변에선 도심보다 두 배 더 탄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순천향대부천병원 피부과 박영립 교수
입력 2011/07/20 09:06
바캉스 피부손상
가정주부 이모(37·서울 강남구)씨는 지난해 여름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가 피부가 심하게 상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4박5일 내내 하루종일 해수욕장을 뛰어다니는 세 살 터울의 남매를 쫓아다니다가 온 몸이 벌겋게 익고 물집이 잡히는 일광화상을 입고, 얼굴과 어깨에 기미와 잡티가 돋아 피부가 얼룩덜룩해졌다. 이씨는 한달 넘게 피부과를 다니며 약물 치료와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했고, 밤에는 엎드려서 자야 했다. 이씨는 "선크림을 발랐는데 그렇게까지 피부가 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태양에서 나와 지상에 도달하는 자외선은 A와 B가 있다. 전체 자외선의 10%를 차지하는 자외선B가 여름철 바캉스 피부 트러블의 주범이다. 자외선B는 파장이 짧고 강하기 때문에 피부에 강한 자극을 준다.
해변에 있으면 도심에 있을 때보다 자외선에 훨씬 많이 노출된다. 콘크리트 바닥은 태양에서 날아와 부딪힌 자외선의 5~10%를 반사시키고 나머지 90~95%는 흡수한다. 모래사장의 자외선 반사율은 20~30%이고, 수면은 80~100%에 이른다. 바닷물이나 수영장에 들어가 있으면 도심지 길거리에서 직사광선만 받을 때보다 자외선의 공격을 거의 2배 받는 셈이다. 게다가, 피부에 물기가 묻어 있으면 평소보다 자외선 투과율이 최고 4배까지 높아진다. 물가에 나갈 때 자외선 차단을 위해 헐렁하고 얇은 긴팔 옷을 걸쳐도, 물놀이를 하다 보면 옷은 물투성이가 된다. 물이 묻어서 피부에 달라붙은 옷 역시 자외선을 훨씬 많이 통과시킨다.
똑같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돼도 피부가 하얀 사람과 검은 사람이 입는 손상은 다르다. 피부가 하얀 사람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 색소가 적기 때문에 물집이 생기는 등 일광화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반면, 멜라닌 색소가 많아서 피부가 검은 사람은 자외선을 받으면 멜라닌 색소가 피부 바깥쪽으로 많이 올라오기 때문에 피부가 더 많이 타고 기미가 생긴다. 그러나 누구 피부에 멜라닌이 더 많고 적은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자외선에 노출되고 나서 피부가 손상되기 시작할 때까지의 시간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고, 의학적으로 가려낼 방법도 없다. 결국 바캉스 자외선의 공격은 스스로 꼼꼼히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