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헬스조선> 7월호 ‘독자가 묻고 명의가 답한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 소아척추측만증 전문의인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다. 서울아산병원 척추측만증센터 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국내 척추측만증 수술의 약 30%를 담당한다. 그가 알려주는 소아척추측만증과 허리 건강 이야기다.
Q 소아척추측만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 최정선(31·서울시 서초구 방배1동)
소아척추측만증은 체형 이상으로 발견된다. 한쪽 어깨·등·허리가 다른 쪽보다 더 튀어나오거나, 좌우 어깨 높이나 유방 크기가 다른 경우다. 심하면 척추 휜 것이 겉으로 드러난다. 평소 부모가 아이를 잘 관찰하면 발견할 수 있다.
Q 소아척추측만증은 학교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학교검진에 관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월간 헬스조선)
소아척추측만증 학교검진은 척추측만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심한 기형으로 진행하기 전에 치료하자는 취지다. 영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학교검진의 여러 문제점이 발견되자 학교검진을 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소수의 척추측만증 환자를 발견하기 위해 다수 학생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진짜 척추측만증을 가진 학생 한 명을 발견하는 데 평균 6명의 학생이 척추측만증으로 잠정 진단된다. 척추측만증으로 잠정 진단된 학생과 부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진짜 척추측만증 환자로 판명돼도 정도가 미비해 관찰을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척추측만증을 조기발견해서 조기치료하는 것이 꼭 좋은가’ 하는 문제다. 척추측만증의 조기치료는 보조기 치료인데, 보조기 치료 효과는 찬반 대립이 팽팽하다.
Q 소아척추측만증은 통증이 없다는데 사실인가? 척추가 휘면 통증이 있을 것 같다. 곽주연(34·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별다른 통증이 없다. 요통은 척추가 휜 것과 상관없는 일반적인 요통이 대부분이다. 만약 특발성 척추측만증 환자가 척추가 휜 부분에 심각한 통증을 느끼면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Q 소아척추측만증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고성훈(40·인천 서구 마전동)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문진, 진찰, 엑스레이 검사, MRI 등의 정밀검사를 한다. 대부분 문진, 진찰, 엑스레이 검사로 진단하고, 특별한 경우 정밀검사한다.
Q 소아척추측만증 진단과 치료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손미라(38·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정밀검사할 때 척추 휜 부위에 국한하지 말고 전체에 걸쳐 검사한다. 척추 휜 부위와 동떨어진 목이나 뇌 같은 부위에서 이상이 발견될 수 있다. 또한 가능하면 엑스레이 검사 횟수를 줄인다. 불필요하게 엑스레이 사진을 자주 찍으면 성장기 아이의 신체 장기에 방사선 위해를 가할 수 있다. 신체 장기 중 갑상선과 유방, 골수 등은 방사선에 민감하며, 방사선 효과가 축적된다.
Q 아이가 척추측만증인데 엑스레이 검사할 때마다 만곡에 차이가 나는데 왜 그런가? 서유경(39·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으면 4~6개월에 한 번씩 엑스레이 검사를 해서 만곡이 커지는지 확인한다. 많은 사람이 24°~27°가 되면 걱정을 하고, 다음 검사에서 25°로 줄면 좋아한다. 만곡은 재는 사람, 재는 시간, 연필 등에 따라 차이 난다. 특히 아침에 재느냐 저녁에 재느냐에 따라 10° 이상 벌어진다. 미세한 각도 변화는 의미 없으니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Q 소아척추측만증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송선효(40·대전시 중구 오류동)
소아척추측만증 치료는 관찰, 보조기 치료, 수술 등 3가지다. 관찰은 성장과정에 있는 20° 미만의 만곡을 가진 환자를 4~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보조기 치료는 성장과정에 있고 20~40°의 만곡을 가진 환자가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하루 22~23시간 보조기를 차고 있어야 하고, 보조기를 찬 동안은 척추가 펴지지만 보조기를 풀면 다시 원래 각도로 휜다. 수술은 만곡이 45~50° 이상으로 커진 환자에게 금속기기를 이용해 만곡을 교정해 주는 것으로, 휜 척추를 펴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술하면 휜 척추를 바로잡을 수 있지만 대수술이기 때문에 만곡이 45° 이상인 환자에게만 고려한다. 수술한 뒤 3~4일이면 움직이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다.
Q 보조기 치료 효과에 관한 찬반 논쟁이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가? 박종국(47·경기도 군포시 재궁동)
보조기 치료 효과에 관해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보조기 치료가 효과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는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각도가 커졌을 환자가 보조기 치료를 하는 바람에 각도가 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반면 보조기 치료가 효과 없다고 주장하는 학자는 “각도가 더 커지는 것을 막지 못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아무 치료를 하지 않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Q 척추측만증 수술의 종류는? 김희진(34·서울시 도봉구 쌍문2동)
우리나라 척추측만증 수술은 나사못 수술이 주를 이룬다. 척추경을 통해 척추뼈 내부로 길이 30~40mm 나사못을 삽입해 척추뼈를 잡아 주는 방식이다. 한때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했지만 지금은 안 한다. 로봇수술은 척추측만증보다는 무릎수술에 많이 이용한다.
Q 척추측만증 수술할 때 만곡을 많이 교정할수록 좋은가? 이경환(50·전북 군산시 경장동)
가능한 많이 교정해 일자에 가깝게 펼수록 좋지만, 항상 그렇지 않다. 만곡을 무리하게 펴다 신경이 다치면 하반신 마비가 될 수 있고, 위는 다 펴지고 아래쪽이 남으면 척추균형을 잃을 수 있다. 척추가 불균형 상태가 되는 것보다 덜 펴는 것이 낫다.
Q 척추측만증 수술을 하면 별 문제 없이 잘 사는가? 딸이 척추측만증인데 수술하면 나중에 부부생활은 할 수 있는지, 아기는 낳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영수(46·충남 공주시 교동)
한국계 당구 선수 자넷 리와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모두 척추측만증 수술 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척추측만증 수술 후 부부생활을 하고 아기도 낳을 수 있다. 운동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
Q 교정치료나 한약, 운동치료 등으로 소아척추측만증 치료가 가능한가? 문옥란(56·서울시 성동구 행당1동)
소아척추측만증의 검증된 치료법은 관찰, 보조기 치료, 수술이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다양한 체조를 하는 운동치료는 척추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한 보조 수단일뿐 근본 치료법은 아니다. 한때 전기자극치료가 유행했지만 효과가 없다고 밝혀졌다.
Q 소아척추측만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가? 김영남(49·경기도 안성시 봉산동)
척추측만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만곡이 60~80°보다 커지면 심폐기능 장애, 요통, 정신적인 문제, 만곡이 점점 더 커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초등학생 아이가 소아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다. 20° 미만의 만곡이라고 관찰만 하자는데 그래도 되는가? 박승호(45·서울시 동작구 이촌동)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 이하의 만곡을 지닌 척추측만증 환자는 만곡이 더 커지는지 지켜보면서 더 커지지 않으면 그냥 받아들인다. 관찰하는 과정에서 만곡이 커지면 보조기 치료나 수술을 한다.
Q 소아척추측만증이 잘 진행되는 경우는 언제인가? 박상민(35·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소아척추측만증의 진행은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장기에는 계속 진행할 수 있고, 성장이 끝나면 진행 가능성이 줄어든다.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에 진행 가능이 가장 높고, 만곡이 클수록 잘 진행한다.
Q 아이의 성장이 끝나면 만곡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는데 사실인가? 이현태(42·광주 북구 동림동)
그렇지 않다. 과거에는 성장이 끝나면 만곡이 커지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아척추측만증 환자의 70%에서 성장이 끝난 후에도 만곡이 계속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장기만큼 급격히 커지지 않지만 1년에 1~2°씩 커진다. 흉부 만곡이 50° 이상이거나, 요부 만곡이 30° 이상이면 만곡은 계속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