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료 현실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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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치료는 일찍 시작해 꾸준히 받아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재활치료 기반이 약하다. 어깨 관절 운동치료를 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현재 국내에는 체계적인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국민 20명 중 1명은 재활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이다(국립재활원 자료). 이와 함께, 일시적인 신체 마비나 통증 등으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모두 재활치료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국가 기관인 국립재활원 외에 대학병원급으로는 세브란스재활병원이 유일하다. 재활의학과가 있는 일반 병원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찾아가기 쉽지 않은 '구석진 곳'에 배치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재활의학이 홀대받는 것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서 진료를 할수록 적자가 쌓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브란스재활병원은 매년 2억~3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지만,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활치료는 물리치료사·언어치료사 등 전문인력이 환자와 1대 1로 한 번에 20~30분 이상 진행한다. 진료공간도 넓어야 한다. 그러나 재활의학과에서 초음파기기로 15분간 심층열 재활치료를 하는 것과 다른 과 외래진료에서 1분도 걸리지 않고 놓는 근육주사 시술비가 거의 같다. 재활 환자에게 30분간 운동치료를 하는 것보다 일반 수술 환자에게 부분마취 주사를 한 번 놓는 것이 병원에는 5배 이상 이득이다.

입원비도 마찬가지이다.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입원료는 깎인다. 똑같이 입원해도 15일까지는 입원비의 100%를 지급하지만, 16일째부터 30일까지는 90%, 30일 이후에는 85%만 준다. 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 명분이다. 또 입원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길어지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진료 적정성'을 평가한다. 적정성은 '최고의 진료를 했는지'가 아니라 '건강보험 규정에 맞는 진료를 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환자에게 해 주는 치료 중 상당수가 과잉 진료로 판단돼 치료비가 삭감당한다. 또, 재활치료 건강보험수가에는 심리상담·재활보조기훈련 등의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서비스를 해 주고 환자에게 돈을 받으면 위법이므로 병원은 '무료 봉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병원은 재활 환자가 입원하면 일정 기간 뒤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퇴원하도록 유도한다. 큰 병원에서 떠밀리듯 나온 환자는 작은 병원으로 옮기고, 옮긴 병원에서도 완쾌할 때까지 치료받지 못하고 퇴원해 집으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문정림 여의도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신형익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