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료 현실과 문제
이처럼 재활의학이 홀대받는 것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서 진료를 할수록 적자가 쌓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브란스재활병원은 매년 2억~3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지만,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활치료는 물리치료사·언어치료사 등 전문인력이 환자와 1대 1로 한 번에 20~30분 이상 진행한다. 진료공간도 넓어야 한다. 그러나 재활의학과에서 초음파기기로 15분간 심층열 재활치료를 하는 것과 다른 과 외래진료에서 1분도 걸리지 않고 놓는 근육주사 시술비가 거의 같다. 재활 환자에게 30분간 운동치료를 하는 것보다 일반 수술 환자에게 부분마취 주사를 한 번 놓는 것이 병원에는 5배 이상 이득이다.
입원비도 마찬가지이다.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입원료는 깎인다. 똑같이 입원해도 15일까지는 입원비의 100%를 지급하지만, 16일째부터 30일까지는 90%, 30일 이후에는 85%만 준다. 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 명분이다. 또 입원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길어지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진료 적정성'을 평가한다. 적정성은 '최고의 진료를 했는지'가 아니라 '건강보험 규정에 맞는 진료를 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환자에게 해 주는 치료 중 상당수가 과잉 진료로 판단돼 치료비가 삭감당한다. 또, 재활치료 건강보험수가에는 심리상담·재활보조기훈련 등의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서비스를 해 주고 환자에게 돈을 받으면 위법이므로 병원은 '무료 봉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병원은 재활 환자가 입원하면 일정 기간 뒤 회복 여부와 상관없이 퇴원하도록 유도한다. 큰 병원에서 떠밀리듯 나온 환자는 작은 병원으로 옮기고, 옮긴 병원에서도 완쾌할 때까지 치료받지 못하고 퇴원해 집으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