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에서 약지 중간까지만 저려수술 2~3개월 후 무거운 짐 거뜬

전업주부 박모(54)씨는 3년 전부터 손끝이 저리고 아팠다. 올들어선 손 전체의 힘이 빠지고 감각까지 둔해지면서 머리카락 한올조차 집을 수 없을 만큼 나빠졌다. 고대구로병원 수부외과센터에서 진단받아보니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박씨는 5분 걸리는 간단한 손목수술을 받고 통증이 사라졌으며, 정상적으로 손을 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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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부터 약지의 절반까지 저리면서 밤에 잠을 깰 정도의 통증을 느끼면 손목터널증후군 가능성이 크다. 김우경 교수(오른쪽)가 눌린 손목터널을 풀어주는 수술을 하고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왜 생기나= 걸레질 등 청소를 하거나 빨래를 할 때에는 손에 저절로 힘이 많이 들어간다. 손목 안에는 인대와 뼈로 둘러싸인 터널이 있고, 이 터널 안으로 힘줄과 신경이 지나간다. 수십 년간 손목에 무리를 주면 손목의 인대가 붓고 신경이 손상된다.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김우경 교수는 "손목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힘줄이 부풀어 오르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터널이 좁아진다"며 "그러면 손가락으로 가는 정중신경이 눌리거나 손상을 입어 손가락이 저리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나이 든 여성에게 많은 이유는 주로 여성이 집안일을 하면서 손목을 비틀고 꺾는 자세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도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작은 움직임에도 손목 힘줄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우경 교수는 "남자도 계속 운전대를 잡는 택시기사나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손목터널증후군이 드물지 않게 생긴다"고 말했다.

혈액순환장애와 구별법= 초기 증상은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하게 시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나중에는 신경이 눌리면서 감각까지 둔해진다. 손목터널증후군 때문에 생기는 손저림 증상은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증상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특히 새벽에 엄지에서 약지까지 저리면서 손끝이 팽창하고 터지는 듯한 느낌이 온다. 김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새끼손가락은 전혀 증상이 없고, 약지도 절반까지만 저린다"며 "정중신경이 엄지에서 약지 절반까지의 움직임만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혈액순환장애로 인한 증상은 다섯손가락 모두에 나타난다.

진단은 우선 어느 손가락까지 손저림 증상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어 손목을 살짝 꺾어 통증 유무를 확인해 정중신경이 눌렸는지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미세한 전기를 흘리고 손가락으로 가는 전달속도를 체크해 신경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근전도검사로 확진한다.

치료는 어떻게= 초기에는 무거운 것을 들지 않도록 하는 등 손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붓기를 가라앉히는 소염제를 쓴다. 소염제로 좋아지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로 염증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엄지 쪽 손바닥 두덩이 꺼지면 수술해야 한다. 김우경 교수는 "신경이 눌리면 엄지 밑에 둥그렇게 솟은 엄지 두덩근이 죽으면서 푹 꺼진다"며 "이 상태까지 와도 6개월 안에 수술하면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그 이상 방치하면 이 근육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술은 간단하다. 김우경 교수는 "손목 바로 밑 가운데 부분을 2㎝ 정도 째고, 손목 인대에 눌려 있는 신경이 풀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좁아진 터널을 넓혀주는 원리로, 수술은 5분 정도면 끝난다. 최근에는 내시경으로도 수술한다. 당일 퇴원하며, 1주일~열흘쯤 지나면 빨래, 청소, 운전 등 일상생활을 다시 할 수 있다. 2~3개월 뒤에는 무거운 물건도 들 수 있는 등 완전한 정상으로 돌아온다.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