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파킨슨병센터>부모가 파킨슨병 앓은 자녀, 20~40대 발병 가능성 높아… 한국인 1000명 중 4명은 파킨슨병 의심증상 나타나
자동차 엔지니어 김모(25)씨는 1년 전부터 손이 떨리고 몸 움직임이 더뎌지는 증상이 생겨 고대구로병원에서 진찰받은 결과 파킨슨병으로 진단됐다. 김씨는 "군 복무 때인 20대 초반부터 가끔씩 오른손이 떨렸지만, 젊은 나이라서 파킨슨병 가능성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갈수록 손이 심하게 떨려서 정교한 작업을 하지 못하게 돼 직장까지 그만뒀으며, 현재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부모 파킨슨병이면 젊은 나이에도 발병
파킨슨병은 대부분 60대 이후에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20~40대에서도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파킨슨병센터 고성범 교수의 조사 결과, 18세 이상의 0.37%가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모든 성인 1000명 중 거의 4명꼴로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60세 이상의 유병률은 1.47%였다.
파킨슨병은 초기에는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도 상당수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만큼 진단이 어렵다. 최근에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뇌 부위별 활성도를 알아보는 '도파민 수용체 영상'이라는 핵의학 검사를 시행하지만, 대부분은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보고 진단한다.
고성범 교수는 "젊은 층은 손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본태성 진전(원인 모르게 손가락이 흔들리는 증상)'으로 착각하고 대수롭잖게 넘긴다"며 "20~40대에서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유전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부모가 파킨슨병을 앓은 사람에게 손떨림 등의 증상이 생기면 파킨슨병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근본 치료법이 없고, 약물로 증상을 다스리면서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를 한다. 그러나 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약효가 떨어진다.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김종현 교수는 "약만으로 증상 조절이 안 되면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을 한다"며 "뇌의 시상하핵 좌우 두 곳에 전극을 심고 가슴에 전기자극기를 삽입해 뇌를 24시간 자극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고성범 교수는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는 노년층 환자보다 장기간 치료해야 하므로, 처음 약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약효 감소를 최대한 늦추도록 치료 계획을 세운다"며 "노년층 환자에겐 도파민을 직접 투약하지만 젊은 환자는 도파민수용체에 작용하는 도파민 작용제를 써서 약물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최대한 늦춰준다"고 말했다. 석유가 모자라게 될 때를 대비해 대체 연료를 쓰는 셈이다.
◆통증관리·우울증 치료 병행해야
한편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몸을 움직이는 데 문제가 생기는 '운동장애' 외에 통증·수면장애·후각장애·인지기능장애 등 '비운동증상 이상'도 유발되기도 한다. 고성범 교수가 40세 이후의 파킨슨병 환자 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가 다양한 신체 통증을 호소했다.
고성범 교수는 "통증 등의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일수록 우울감을 심하게 느낀다"며 "파킨슨병으로 생기는 통증과 우울감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직장·사회생활을 하기 어렵게 되므로, 마취통증의학과·정신과 등의 협진을 받아서 증상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