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하 미세암도 잡아내… 장 천공 등 합병증 위험… 확진 어려울 때만 적용해야
지난 2007년 위암 3기로 위 전체를 잘라낸 김모(41·서울 강남구)씨는 지난해 말 PET(양전자단층촬영)를 이용한 정기 검사에서 복막에 1㎝ 미만의 애매하게 짙은 부분이 나타났다. 암표지자 검사와 CT(전산화단층촬영) 검사를 추가로 했지만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의료진은 그러나 PET 검사에서 짙게 나온 부분이 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복강경 검사를 권했다. 검사 결과 실제로 위암이 복막에 재발한 것이었다. 김씨는 재발 암을 다시 수술하고 건강을 회복했다.◆CT·PET으로 못 본 재발 위암 92% 찾아내
위암을 수술하면 6개월~1년 간격으로 복부 CT나 PET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CT·PET 검사로도 1㎝ 이하의 재발 위암이나 복막 전이 등은 잘 확인되지 않는다. 이때 복강경 검사를 하면 재발성 위암을 초기에 잡아낼 수 있다. 복강경 검사는 수술실에서 전신마취를 한 후 배에 3~4개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 장비를 통해 배 안을 직접 들여보는 것으로 미세암까지 진단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박조현 교수팀은 3기 위암을 수술한 뒤 재발이 의심되는 환자 중 CT·PET 검사로 확진하지 못한 12명에게 복강경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92%(11명)가 재발성 위암이었고 이 중 42%(5명)는 암이 복막으로 전이돼 있었다.
박조현 교수는 "조기 위암의 재발률은 10% 미만이지만, 진행성 3기 위암은 50% 이상이 재발한다"며 "그러나 CT나 PET 검사로는 재발 여부를 40~70% 정도만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육정환 교수는 "CT· PET 검사에서 위·간·난소·복막 등 위암이 흔히 재발하는 장기에 애매한 음영이 보이면 복강경 검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해 절제하면 6배 오래 살아
재발 위암 중 수술이 가능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박 교수팀이 위암 수술 환자 1697명을 53개월간 관찰한 결과 20%가 재발했다. 재발한 사람 중 일찍 발견해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8%뿐이었고, 재발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었던 사람은 4.3%에 불과했다. 재발 위암 환자는 수술 여부에 따라 생존기간이 6배 벌어졌다. 완전 절제 그룹은 평균 생존기간이 52개월, 수술 불가 그룹은 8.7개월이었다.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는 "복강경 검사는 재발 위암 발견에 큰 도움이 되지만, 전신마취 부담이 있고 장 천공 등과 같은 합병증 가능성도 있으므로 재발이 의심되지만 확진이 어려운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