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자 행사가 많은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등이 모여있는데, 필자는 직업병 탓인지 이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덜 알려진 부부의 날 즈음해서 주변 사람들, 특히, 중년 부부들에게는 부부가 함께 건강 검진을 하는 것을 자주 권하곤 한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건강 검진을 소홀히 하기 쉽지만 부부의 날과 같은 때를 아예 건강 검진 받는 시기로 정해놓으면 매년 잊지 않고 검진을 받기도 좋고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소중한 남편과 부인의 건강을 함께 체크해본다는 좋은 의미도 더욱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검진을 할 때 젊은 부부라면 전반적인 신체 기능과 질병을 검사하는 것이 좋으며, 중년을 맞이한 부부들은 이에 더해 갱년기 증상까지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 건강을 자부한다 하더라도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현상은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필자가 결혼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캠퍼스 커플에서 발전하여 결혼까지 하게 된 케이스로 늘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몇 년 전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부부 사이가 예전 같지 않아졌다는 얘기를 친구로부터 전해 들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사업에 바쁜 친구는 친구대로 스트레스에 시달려 부인을 챙기지 못했고, 부인 역시 예전보다 소원해진 남편에 대한 서운함에 갱년기까지 겹쳐 좋던 사이가 싸늘하게 식은 듯 했다.

이처럼 갱년기로 접어들면서 몸도 예전같지 않은데, 이를 알아주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서운한 마음까지 겹쳐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성은 중년에 접어들면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 증상이 생기기 쉽고, 전립선염,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암과 같은 전립선 질환의 위험 역시 커진다. 남성갱년기 증상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남성호르몬의 부족으로 전문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남성호르몬 수치를 살펴보고 보충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쓰면 성기능 개선, 신체 기능 회복, 근력 증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폐경기를 맞게 된다. 갱년기의 주요 증상인 안면홍조,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은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생활 습관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여성은 갱년기 증상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남편을 비롯한 온 가족이 함께 신경을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 부부의 사연이 안타까워 요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친구를 필자의 병원으로 불러 검사를 받게 하고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실시했다. 또한 아내에게도 건강 검진을 다녀올 수 있도록 권하고 가능하면 동행 하라고 귀띔을 해주었다. 얼마 후, 아내의 건강검진을 몰래 예약해 선물했더니 엄청 감동했다며 이후 자연스럽게 서먹했던 사이가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마치 내 일처럼 기뻤다.

사실, 젊은 부부야 신경 쓰지 말라고 해도 서로 본인의 몸보다도 상대방을 더 챙겨주며 살뜰히 살피겠지만 중년이 되면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럴 때일수록 작은 배려도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정성을 들여보자. 지금부터라도 매년 시기를 정해 부부가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한다면 갱년기로 인한 부부트러블만큼은 전혀 걱정 없을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아내에게 젊음을 돌려줄 수는 없더라도 빨간 장미 꽃다발 한아름 안기며 젊은 날부터 좋은 일뿐 아니라 궂은 일까지 함께 해온 소중한 나의 반쪽을 챙기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서울탑비뇨기과 조규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