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마음에 안 드는 목소리, 바꿀 수 있어요!
헬스조선 편집팀 | 사진 조은선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1/05/08 09:24
-남자와 여자 목소리는 왜 다를까?
남녀 목소리 차이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이다. 성대 길이에 따라 목소리의 높낮이와 음색이 결정된다. 남성호르몬은 성대는 길게, 성대 주변 근육은 두껍게 만들어 굵고 낮은 목소리를 만든다. 남녀의 성대는 태어날 때 1cm로 똑같지만 성인이 되면 남성은 2~2.5cm, 여성은 1.5~1.8cm로 차이가 생긴다.
변성기 때 남자 목소리가 굵어지는 것은 갑자기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남성은 주파수가 보통 100~150Hz이고, 여성은 200~250Hz다. 여성호르몬의 양은 목소리와 상관없지만,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비율이 목소리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 사람은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프로게스테론이 많아지는 월경 직전에는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가수, 배우, 성악가 중 일부는 큰 공연을 앞두면 프로게스테론이 많아지지 않도록 피임약을 복용한다.
More Info 코맹맹이 목소리는 왜 섹시하게 느껴질까?
영화나 TV 코미디에서 여성이 남성을 유혹하거나 사랑을 속삭일 때 애교 섞인 콧소리를 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람 목소리의 평균 주파수는 100~300Hz인데, 비음처럼 2500~3000Hz의 높은 주파수대 목소리는 이성적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의 활동을 억제하고 감성 중추인 변연계를 자극해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성관계 도중에 나는 목소리가 더욱 흥분을 자극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언어나 문화에 따라 코맹맹이 소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한국어는 대부분 콧소리가 섞이지 않는 ‘음절박자언어’다. 한 글자 한 글자 박자를 두고 읽으므로, 우리나라 사람에겐 평소 익숙지 않은 콧소리가 민감하고 매력적으로 들린다. 반면 영어와 프랑스어는 주로 강세에 의해 박자를 맞추는 ‘강세박자언어’다. 특정 몇 가지 발음만 강하게 말하면서 리듬을 타거나 코에서 공명을 일으키는 발음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만큼 콧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 밖에 비염이나 코뼈가 휘는 비중격만곡증 등 이비인후과 질환이 있을 때 코맹맹한 소리가 나올 수 있다.
# 다양한 목소리 교정술로 목소리를 바꿔요!
-보톡스부터 레이저까지, 치료법 다양
목소리 교정술을 받으려면 과거에는 목 안으로 내시경과 긴 수술 도구를 넣어 손톱 크기의 성대를 수술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보톡스 주사나 성대 성형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목소리 교정술의 영역이 넓어졌다. 여성은 후두 근육 중 낮은 소리를 내는 부분, 남성은 높은 소리를 내는 부분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자신의 성에 맞는 주파수로 목소리가 돌아온다. 보톡스는 보통 6개월~1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성대구증이 있는 여성은 성형수술에 쓰는 필러를 성대에 주입해 파인 홈을 채운다.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내는 반흔성 성대가 있을 때에는 입 안으로 기구를 넣어 성대에 레이저를 쏘면 반흔이 사라진다. 흡연이 원인인 성대부종은 부종을 잘라내 치료하고 여성이 부신, 난소 이상으로 성대가 남성처럼 크면 목 안으로 수술도구를 넣어 성대 일부를 꿰매거나 잘라 성대를 여성처럼 성형한다.
-남 앞에 서면 ‘덜덜’ 떨리는 목소리 없애기
유독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목소리가 떨린다면 ‘긴장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본다. 머리나 목, 어깨의 자세가 경직돼 목소리가 떨리는 것으로, 특히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할 때 극도의 불안,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성대 근육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떨림증이 더 잘 생긴다. 목소리떨림증은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에게 많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발성에 필요한 근육과 폐 용량이 적고 근육 조절능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후두 주변 근육이 피로를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요령/ 긴장피로증후군 때문에 목소리가 떨리는 사람 중에는 말할 때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어깨가 경직된 사람이 많다. 목소리떨림증은 이런 자세를 바꿔 주는 것만으로 쉽게 완치가 가능하다. 말할 때는 어깨를 쭉 펴고 팔을 자연스럽게 내리는 편안한 자세를 유지한다. 또 호흡으로 몸과 목의 긴장을 풀어 줄 수 있는 복식호흡만 잘 되도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기 전 볼펜이나 길쭉한 막대기 등을 입에 물고 대화하거나, 천천히 소리를 내어 책을 읽는 것도 도움된다.
# 걸걸한 여자 목소리, 가냘픈 남자 목소리는 왜 생길까?
-가냘픈 남자 목소리, 변성기에 문제
남성이 여성 같은 목소리를 내는 큰 이유는 변성기 때 관리를 잘 못했기 때문이다. 변성기 때 굵은 목소리가 싫다고 일부러 높은 음을 내거나 가성을 쓰면 목소리가 여자처럼 가늘고 높아진다. 교사, 목사 등 목소리를 많이 쓰는 남성에게 생기는 반흔성 성대(성대 주변에 굳은살이 붙는 증상)도 여자 같은 목소리의 원인이다.
-걸걸한 여자 목소리, 성대구증이나 흡연이 원인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목소리가 남성처럼 변할 수 있다. 남녀 모두 담배를 하루 1갑 이상 1년 이상 피우면 성대가 건조해져 성대 점막이 너덜너덜해진다. 벌어진 성대 점막 사이로 물이 차면 성대가 부어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니코틴 분해 능력이 떨어지고 성대 주변 근육이 약해 흡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또 성대에 작은 홈이 파이는 성대구증이 있어도 남자 같은 목소리가 난다. 태어날 때부터 목소리가 굵은 여성은 성대구증일 가능성이 높다.
-남녀 모두에게 나타나는 연축성 발성장애 의심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바뀌는 공통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성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르르 떨리는 ‘연축성 발성장애’ 질환이다. 떨림을 없애기 위해 의식적으로 저음으로 말하는 습관이 걸걸한 목소리로 굳어진다. 스트레스, 기관지염, 잘못된 발성습관 등 다양한 이유로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뇌가 성대 근육에 너무 자주 신호를 보내 성대가 부르르 떨린다.
# 병원에 가지 않고 예쁜 목소리 만들 수 있어요!
How to 1 90~100Hz의 낮은 목소리로 신뢰감을 줘라!
목소리가 주는 느낌이 각종 비즈니스, 외교적 협상, 정치적 전략에 이용된다. 실제로 미국 부시 대통령은 선거 전 여러 통계를 보고 목소리의 높낮이, 음색, 속도 등을 조절하는 훈련을 했다. 90~100Hz 정도의 보통 남성보다 낮은 목소리에 사투리가 섞이지 않은 뚜렷한 서울 말씨, 풍부한 화음의 목소리는 지성감과 신뢰감을 준다. 따라서 업무상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에는 목소리 톤을 낮추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낮게 하면 오히려 소리의 화음이 없어지고 거친 소리가 나 목소리에 위엄이 실리지 않으므로 유의한다.
요령/ 저음의 좋은 목소리를 얻기 위해서는 성대의 긴장을 풀고 복식호흡으로 많은 양의 공기를 올려 성대가 크고 느리게 진동하도록 훈련한다. 간단한 훈련방법은, 먼저 목에 힘을 빼고 가슴에 공기를 가득 머금은 상태에서 큰 한숨을 내쉬듯 ‘하’ 소리를 내면서 공기를 내보낸다. 이것을 몇 차례 반복한 후 가볍게 성대에 진동을 주는 느낌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하’ 하는 한숨에서 ‘아’ 소리로 바꾸며 소리를 낸다. 크게 공기를 내보내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가볍게 ‘아’ 소리를 내면서 성대의 진동을 느끼고 점차 배에 힘을 주어 소리를 키워 나가는 훈련을 한다.
How to 2 풍부한 하모닉스를 만들어라!
목소리는 다양한 주파수의 음이 혼합된 복합음이다. 성대 진동을 통해 만들어진 기본음은 목과 인두강을 통과하면서 증폭돼 기본 주파수의 배수가 되는 주파수들이 섞여 화음을 이룬다. 예를 들면, 성대의 진동으로 만들어진 120Hz의 기본 주파수는 인두강을 거치면서 그 배수인 240Hz, 360Hz, 480Hz 등과 같은 주파수 음과 섞여 화음을 만든다. 이 배수의 주파수를 하모닉스(Harmonics)라 하는데, 풍부한 하모닉스는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낸다. 특히 과도한 술·담배 때문에 성대 표면이 거칠어지거나 부으면 목소리에 잡음이 섞여 하모닉스가 소실돼 단조로운 기본 주파수 음만 들린다. 이런 목소리는 상대방을 불안하고 피곤하게 만든다.
요령/ 중요한 미팅 전에는 술·담배를 삼가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다. 목소리에 하모닉스를 풍부하게 섞으려면 평소 성대 긴장을 충분히 풀어 줘야 한다. 먼저 입 안에 공기를 잔뜩 머금어 입천장을 잔뜩 위로 올리고 혀를 내린 상태에서 입술과 볼에 진동이 느껴지도록 공기를 내보내면서 가볍게 ‘우’ 소리를 낸다. 목이 아니라 입술과 볼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성대가 가볍게 진동하면서 성대가 마사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중요한 미팅이나 회의 전 10분 정도 연습하면 한결 부드럽고 풍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How to 3 기름진 음식은 목소리도 망가뜨린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은 역류성후두염을 유발하는데, 역류성후두염이 생기면 위산이 성대를 자극해 성대가 붓는다. 성대에 부종이 생기면 기침이나 가래가 많이 껴 목소리가 걸걸하게 변한다. 목소리를 좋게 한다는 날달걀은 목소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소리가 나오는 곳과 음식물을 삼키는 통로가 다르기 때문에 물을 제외한 음식은 목소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목캔디’는 일부 도움이 된다. 목캔디나 박하사탕에 들어 있는 멘톨 성분이 성대 점막을 자극해 시원한 느낌을 주고, 사탕을 빠는 과정에서 침이 분비돼 목에 수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요령/ 평소 위산이 잘 역류하는 라면, 피자, 햄버거, 삼겹살, 튀김 같은 음식을 삼간다.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성대를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삼가고, 대신 틈 날 때마다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한다. 수시로 ‘목소리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턱과 울대뼈(喉骨) 사이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틈날 때마다 마사지하면 후두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