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유산 후 바로 임신 시도하면 불임 원인”

헬스조선 편집팀

33세 정모씨는 최근 계류유산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결혼 후 3개월 만에 생긴 아이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임신 10주째 산부인과에 들러 초음파 검진을 하니 아이의 심장박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결국 계류유산 진단을 받았지만 입덧도 계속되었고 출혈이나 복통 등 유산 증후가 전혀 없었던 터라 유산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게다가 계류유산이기 때문에 소파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J씨는 더 큰 상처를 입었다.

계류유산은 임신 초기에 자궁 안에서 태아가 숨진 채 남아 있는 것을 말하며 원인은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거나 자궁 구조 이상, 내분비 장애, 면역학적 이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무증상에 입덧이나 유방통 등 임신 증상이 유지되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하기 전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계류유산을 한 달 이상 방치하게 되는 경우 산모는 혈액응고 장애와 함께 심각한 출혈을 겪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계류유산으로 진단되면 임신중절수술과 동일한 방법, 즉 소파수술을 통해 남아있는 태아의 사체 및 태반 등의 조직을 인위적으로 배출해야 한다. 때문에 산모는 자연유산이라는 충격과 동시에 인공유산과 동일한 수술을 겪어야 하는 아픔으로 몸과 마음의 상처가 더욱 크게 된다. 그렇다고 유산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빨리 회복하기 위해 임신을 서둘렀다가는 또다시 유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회복기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인애한의원 평촌점 정의령 원장은 “유산 후 즉시 임신을 시도할 경우 오히려 유산이 반복될 위험이 있고 반복되는 유산은 습관성 유산, 즉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유산 후에는 적어도 3개월 정도는 임신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 3개월 동안에는 출산 후에 산후조리를 하듯, 유산 후에도 몸조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유산을 半産(반산)이라고 하여 ‘밤 껍질이 익어서 저절로 터지는 것이 아니고 발로 밟아서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이는 정상적인 출산보다 유산이 여성의 몸을 더 상하게 한다는 의미로 유산 후 몸조리는 산후조리 이상으로 중요하다.

임신 초기에 유산이 되었더라도 몸에서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자칫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생리량이 줄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등의 후유증이 올 수 있으며 불임으로 악화되거나 산후풍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산모의 건강을 위해서도, 향후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도 유산 후 충분히 쉬면서 몸조리를 해두어야 한다.

정의령 원장은 “계류유산 후에는 소파수술로 인한 자궁의 상처를 회복하는 치료와 어혈을 풀어주어 자궁의 수축을 돕고, 자궁을 튼튼하게 해주는 치료로 향후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는 안정적인 자궁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도 몸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유산 이후에도 출산 후처럼 2~3일은 푹 쉬는 것이 필요하며, 유산 후 2주까지는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목욕을 피하고 간단히 샤워만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커피나 홍차와 같은 카페인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삼가고 건강 회복을 위해 미역국이나 철분이 많은 달걀, 간, 소고기, 견과류, 푸른 채소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