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여행지에서 되살아난 신혼 열정, 당신도 톨게이트증후군?

헬스조선 편집팀 | 기고자=조규선 서울탑비뇨기과 원장

"최근 발기가 잘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얼마 전 모처럼 부부 여행을 갔더니 아주 잘 되더란 말입니다. 그런데 다시 집에 오니 되질 않아요. 아내가 은근 눈치를 주는데 아주 속이 탑니다."

발기부전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평소에는 아내와의 잠자리가 시들하다가도 여행지에만 가면 관계가 열정적으로 변하더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좀 더 자세히 들어 보면 서울을 벗어나는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묘해지고 운전하기 불편할 정도로 열정이 솟아오른다는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근처 호텔로 직행했다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뜨거운 부부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들어오며 톨게이트를 보는 순간부터 심박수가 증가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결국 이전의 무기력한 생활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현상에 대해서 오래전에 필자는 ‘톨게이트 증후군’으로 이름 붙여봤었다. 필자의 분석 결과, 톨게이트를 벗어나면서 일과 일상에서 얻었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났다는 생각에 발기 능력이 다시 회복된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톨게이트 증후군은 심리적인 이유로 발기부전이 오는 심인성 발기부전의 한 종류라 할 수 있다.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는 발기가 되나 다른 여성과는 안 되거나, 톨게이트 증후군처럼 특정 상황에서만 발기가 되는 경우, 자위행위 시에만 발기가 되는 경우 등이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톨게이트 증후군과 같은 심인성 발기부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가장 먼저 권한다. 심인성 발기부전이라고 생각하는 환자들은 ‘몸에는 문제가 없는데 병원 간다고 뭐 달라지겠어?’ 라고 여겨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환자들도 검사를 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부인의 성화에 못 이겨 진료실을 찾은 대기업 K 부장 역시 최근 회사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건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검사결과 중증의 고지혈증이 있고 남성호르몬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을 보충하고 고지혈증과 발기부전을 위한 약물 치료를 시행하니 성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갔다. 혼자서 단정 짓고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경험 많은 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치료해 나가야 한다.

검진 결과,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판명이 났다면 여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심인성 발기부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발기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심인성 발기부전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수행불안’이라고 하여 안 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더 안 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방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이전 성관계에서의 실패로 인하여 또 안 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성관계에 두려움이 생긴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마음을 편히 먹으라는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치료에 소요되는 기간이 긴 심리치료보다는, 심인성 발기부전 초기에 곧바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정상 성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이 최근의 치료 대세다. 물론 이와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수칙으로는 금연, 절주, 적절한 운동이 있으니 이 또한 강조돼야 할 것이다.

한편, 이런 과정들을 잘 진행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이해와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부부간의 상담과 대화는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실제로 부부가 같이 진료실을 내원한 경우가, 남편 혼자 수줍게 진료실을 방문한 경우보다 치료경과가 좋다는 것이 진료실에서 경험하는 실제 치료통계이다.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해야 발기도 더 잘되고 성생활도 신이 난다. 모처럼만의 부부 여행이 오죽 좋았으면 톨게이트만 봐도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저절로 발기가 될까? 쉼 없이 달리기만 해 온 한국 남성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와 과도한 스트레스는 한국 남성에게서 즐거운 성생활을 앗아가는 위협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런 때 일수록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갖고, 힘이 들면 솔직하게 도움을 청하자. 아내이든, 친구든, 의사이든 나눠 들면, 고통은 금새 반으로 줄어들 것이며, 톨게이트를 벗어나서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성생활의 고속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다.

�ъ뒪議곗꽑 �쒕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