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하이힐 10년 이상 신으면 발가락 기형돼
김정은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1/04/06 09:11
◆무지외반증 5년 새 77% 급증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무지)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혹처럼 돌출돼 통증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최근 5년간(2005~2009년) '후천성 무지외반증' 진료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5년 2만3561명에서 2009년 4만1604명으로 77% 늘었다고 밝혔다.
◆10~20년 걸쳐 발병, 중년 여성에게 많아
여성 중에서도 40~60대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전문의들은 “무지외반증은 뼈가 휘는 질환이기 때문에 바로 나타나지 않고 10~20년 후에 드러난다”며 “높은 굽을 신던 20~30대 여성이 나이 들어 40~60대가 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하이힐이 원인
앞 코가 뾰족하거나 높은 굽의 구두를 신으면 몸무게가 발 앞쪽으로 쏠리게 돼 통증을 유발하고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생길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정형외과 김연일 교수는 "무지외반증 대부분은 후천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고 하이힐 등 굽이 높은 신발이나 신발 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었을 때 체중이 엄지발가락에 집중되어 변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이 시작되면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이 튀어나오면서 빨갛게 변하거나 두 번째나 세 번째 발가락 부분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관절이 탈구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이힐 등으로 발 통증이 있는 여성은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초기에는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을 신어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뼈 변형이 일어나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엄지발가락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관절 탈구를 초래해 발가락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어 바깥쪽으로 휘어진 엄지발가락 뼈를 깎거나 휘어진 부분에 금속판을 박아 교정하는 수술 등을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무지외반증을 차단하는 가장 좋은 예방법이지만 불가피할 경우에는 신발을 자주 벗어 쉬는 것이 좋다"며 "종아리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이차적인 발목통증, 무릎통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