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부터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 등장인물 중 샬롯은 결혼 전날 밤 남편이 발기부전임을 알게 된 후 남편의 발기부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남편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내 문제는 내가 더 잘 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한다. 이 문제는 결국 둘을 별거에 들어가게 하고 이혼에까지 이르게 하는 단초가 됐다. 허구의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로 이처럼 많은 남성들이 발기부전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의사에게 상담을 받거나 진료 받는 것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의 40~80세 남성 총 1,57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2004)’ 결과에 따르면 40대의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한민국 40대 이상 남성 두 명 중 한 명이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처럼 발기부전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10명 중 1명만이 실제 병원을 찾아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인식이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아내의 권유로 어렵사리 필자의 병원을 찾아온 A씨(55세)는 직업이 택시 운전기사로 2년 전부터 성기능이 저하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92킬로그램으로 살이 찐 편이지만 2년 전만해도 힘 하나는 좋은 편이라 자신 있었는데 최근 마음처럼 발기가 안 되고 발기가 되더라도 일을 끝내기도 전에 사그라져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진료 결과 A씨는 발기부전 문제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소변 때문에 택시 운전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으며, 비만에 혈중 콜레스테롤도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발기부전 치료와 함께 전립선 비대증과 비만 등 동반 치료를 함께 시작했고 A씨는 신체 전반의 건강도 되찾고, 발기부전 문제도 해결해 병원을 처음 찾을 때와 놀라우리만치 다른 활력 있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변화했다.

흔히 발기부전을 나이가 들면 으레 나타나는 증상이라거나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이유 외에도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혈관질환 또는 당뇨 등의 혈관, 신경계 질환 등과 동반하여 나타나는 기질성 발기부전, 또는 이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기부전이 발병되는 가능성도 높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출시되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아그라가 처음 출시된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비아그라’로 통용될 만큼 일반인들에게 대표적인 발기부전치료제로 인식이 되어 있어, 종종 사적인 자리에서도 비아그라 처방에 대해 물어오는 분들이 많다. 비아그라와 같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기계적인 발기 현상을 유도하는 음경보형물, 자가 주사법, 요도 주입법 등의 치료 방법과는 달리 복용 후 적절한 성적 자극이 있어야만 반응이 일어나도록 해 자연스러운 성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어 발기부전 환자들의 압도적인 선호를 받고 있다.

발기부전은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의사와의 상담과 진료를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자신을 위해 그리고 배우자를 위해 신경 써야 할 중요한 건강관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 발기부전 치료는 환자의 건강 향상은 물론이거니와 생활 속 활력과 자신감을 찾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외에도, 발기부전 치료가 배우자에게도 만족과 행복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가정의 행복과 나아가 국가의 번영(?)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