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 피플 인터뷰, 스트레스 쌓일 때 뭐하세요?

심신의 건강을 위한 생활 속 지침으로 취미생활이나 문화생활 등을 권하는 전문의가 많은데, 이런 지침은 노화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영국의 화가 레이놀즈는 “사람의 진짜 성격은 그가 하는 오락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놀즈의 말처럼 취미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은 어떤 취미와 문화생활을 즐길까?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공간에서 만났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심신을 달래 주는 책과 차 한 잔의 여유, 북카페가 좋아요”

2001년과 2009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역으로‘더 이상의 크리스틴은 없다’는 평가와 함께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은 배우 김소현.‘오페라의 유령’은 지난해 최단 공연 기간 10만 관객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그런 만큼 그녀에게는 특별한 공연이었다. 뮤지컬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대단하다.‘오페라의 유령’ 지방공연을 마친 후 쉴 틈 없이 바로 ‘지킬 앤 하이드’의 엠마 역의 출연을 결정한 것도 그녀의 이런 열정과 노력을 드러낸다.

"‘오페라의 유령’은 제 데뷔 무대였어요. 그 때문에 8년 후 재공연 출연을 결정했을 때 부담감이 컸어요. 당시의 풋풋함보다는 내면이 더욱 섬세해진 크리스틴을 연기하려 했죠. 그 마음을 관객들이 알아 준 것 같아 기쁩니다. 10년이 지나도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늘 떨려요. 혹자는 ‘매일 올리는 공연이 뭐 그리 떨리겠냐’고 하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 그 미묘한 떨림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몰라요. 두근거리는 설렘이 커튼콜 후 벅찬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 뮤지컬 배우로서 큰 행복을 느낍니다."

지난 10여 년간 무대와 함께 숨 쉬었지만 그 긴장감과 떨림은 항상 같았다. 배우인 자신에게 공연은 하루하루의 일상일 수 있지만 관객에게는 평생 단 한 번의 관람 기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절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감동을 주는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지만 매번 제 욕심처럼 될 순 없는 것 같아요. 어떤 날은 아무리 열심히 공연해도 관객에게 그 감동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거든요. 마음을 움직인다는 게 그만큼 어려운 것 같아요.”

쉬는 날 그녀는 다른 뮤지컬 공연을 보지 않는다. 직업적 특성상 공연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분석하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고 사색한다.

“많은 사람과 작업하며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휴식 시간엔 되도록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주로 북카페에 가요.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히거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죠. 혼자 있는 여자의 모습이 북카페만큼잘 어울리는 공간도 없으니까요(웃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다. 이 외에도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나무》 등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을 즐겨 읽는다. 화려한 뮤지컬 무대 위에서 역동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젊은 여배우의 휴식 방법 치곤 평범한가? 그러나 집중적인 에너지가 필요한 뮤지컬 무대를 벗어나면 그녀 역시 편안하게 심신을 쉬고 싶은 평범한 여성일 뿐이다.

“<개미>는 스릴 넘치는 추리력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경쾌한 위트가 매혹적으로 어우러진 작품이에요. 특히 인간과 개미의 의사소통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이 놀라워요.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과 개미들의 세계가 교차되어 박진감 있게 전개되는 구성도 흥미롭고요. 진지한 생각을 하는 어려운 책보다 가볍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즐길 수 있는 책을 더 좋아해요. 책을 읽으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다음 공연 준비도 하거든요.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수많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들이 책 속에 다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독서는 제 정신 건강을 지켜 주고 무대 위의 열정을 더 고취시키는 저만의 에너지원인 것 같아요.”

쉬지 않고 달려온 그녀의 심신을 달래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책이다. 최근 읽은 책 가운데 <월간 헬스조선> 독자들에게 추천을 부탁하니 장영희 교수의 《내생에 단 한 번》이란 수필집을 권한다. “수필집을 읽으면 화가 났던 감정이나 들떠 있는 감정 모두 차분해져요. 그래서 누가 책을 추천하라고 하면 수필집을 권해요.”

김소현은 요즘 3월에 열릴 화이트데이 콘서트 ‘김소현의 스윗 세레나데’준비를 위해 맹연습 중이다. 비록 쉴 수 있는 날이 손에 꼽을 만큼 바쁜 일상이지만 언젠가 향 좋은 차 한 잔을 마실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녀는 아마도 봄 햇살 가득한 북카페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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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권미현 기자 | 사진 오정훈(스튜디오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