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류성 피부염> :복숭아뼈 피부 갈색으로 변하는 합병증
성인 25% 꼴로 흔한 질병 우선 압박스타킹부터 착용 혈액순환제는 효과 없어
◆하지정맥류 있어도 대부분 혈액순환 문제 없어
하지정맥류는 발·다리의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주는 표재정맥(피부에서 보이는 정맥)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조용필 교수는 "발과 다리의 정맥에는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주는 판막이 있는데, 이 판막이 고장나면 혈액이 정체되면서 정맥이 튀어나온다"며 "일어서서 30분이 지난 뒤 정맥이 눈으로 보일 만큼 튀어나오면 하지정맥류"라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 꼴로 추정될 만큼 흔하지만, 질병 자체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많지 않다. 기쁨병원 하지정맥클리닉 이영철 부원장은 "다리에는 표재정맥과 나란히 달리는 심부정맥(근육 사이에 자리잡은 정맥)이 있고, 두 정맥은 다수의 관통정맥으로 연결돼 있다"며 "표재정맥에서 정체된 혈액의 90%는 관통정맥과 심부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있다고 해도 혈액순환 자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안쪽 복숭아뼈 피부 갈색으로 변하면 반드시 치료해야
그러나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조용필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혈전정맥염이나 피부 궤양 등의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합병증이 많지는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치료가 잘 되지 않으므로, 발 안쪽(엄지발가락쪽) 복숭아뼈 주위의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정맥류성 피부염이 동반되면 하지정맥류를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정체가 심하면 혈전과 피부 염증이 생기는데, 하지정맥류의 합병증 징후는 발 안쪽 복숭아뼈 근처의 정맥류성 피부염부터 시작된다. 서양의 75~80세 하지정맥류 환자 중 약 6~7%에서 정맥류성 피부염이 발생한다는 외국 연구결과가 있다. 조 교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없지만, 이 보다는 발병률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효과는 비슷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일단 도플러검사라는 혈관초음파검사를 통해 심부정맥 등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심부정맥에 이상이 없고 정맥류성 피부염이 없다면 수술보다 의료용 압박스타킹부터 착용하는 것이 순서이다. 압박스타킹은 처방받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으며, 의료용품점이나 인터넷홈쇼핑 등에서 1만~10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치료가 아닌 관리 차원이기 때문에 계속 착용해야 효과가 있다. 이 부원장은 "압박스타킹 착용과 함께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 있을 때 무릎과 발목 운동을 하고, 쉴 때 발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압박스타킹으로 좋아지지 않으면 튀어나온 정맥을 경화제로 오그라들게 만드는 주사경화요법, 피부를 째고 들어가 정맥류가 있는 부위를 묶어주는 결찰술, 레이저·고주파·냉동 프로브 등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정맥을 막는 치료 등을 한다. 조용필 교수는 "최근에는 최소침습수술이 발달해 어떤 시술법을 쓰든 상처가 적고, 재발율도 2년 동안 10~20% 정도로비슷하다"고 말했다.
혈액순환개선제를 사 먹는 사람이 많은데, 효과가 없다. 이 부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정맥의 판막이 고장난 것이므로 혈액순환개선제를 먹는다고 좋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