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 피로는 과로가 원인… 만성피로는 간 손상이 주원인
간 수치 정상상태 지속되다가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기도
◆만성피로, 하루종일 졸린 일과성 피로와 달라
'만성피로'는 '기운이 없고, 활력이 떨어지며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1개월 미만의 일과성 피로(급성피로)는 기간이 짧고, 잠을 푹 자거나 쉬면 사라진다. 과중한 업무와 잦은 회식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수면부족에 의한 일과성 피로와 만성피로를 흔히 혼동한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가 오면 하루 종일 참을 수 없는 졸음에 시달린다.
단순한 과로가 원인인 일과성 피로와 달리 만성피로는 몸이나 마음 어딘가에 원인질환이 있으며, 이를 찾아서 치료해야 낫는다. 반면, 만성피로와 증상은 같지만 다른 원인질환이 없는 경우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이 경우는 명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고, 의사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우울제나 소염진통제 등 서로 다른 처방을 한다.
지난 2008년 1년간 국내에서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7만1000여명이다. 의료계는 만성피로가 있는 사람은 이보다 1.5배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만성피로의 원인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간 손상이다. 만성피로의 20% 정도가 간 기능이 약해져서 생긴다. 간은 정맥(간문맥)을 통해 들어온 혈액 속 노폐물(피로물질인 젖산 등)을 걸러내 분해시킨다.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피로물질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만성피로가 나타난다. 만성간염 환자가 약간만 활동해도 금방 피로해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간 수치(AST/ALT 40 이하가 정상) 만으로 만성피로를 확인할 수는 없다. 만성피로와 함께 간 수치가 정상 범위를 약간 웃도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다가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간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야 만성피로를 줄이고 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웅담 성분으로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우루소데옥시콜리산(UDCA)을 꾸준히 섭취하면 간 보호에 도움이 된다.
간 기능 이상 다음으로 흔한 원인 질환은 갑상선기능 항진증 및 저하증이다. 갑상선기능 항진증은 체내 에너지를 너무 빨리 소진시켜서 만성피로를 부르고, 저하증은 몸에서 생성되는 에너지 자체가 모자라서 만성피로의 원인이 된다. 여성에게 많으며, 길면 수년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피질에서 나오는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모자라거나 너무 많아도 만성피로가 생긴다. 스테로이드 제제 등 원인에 따른 약물을 처방받아 쓰면 좋아진다.
〈도움말〉
김무영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홍성호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