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어린 딸 가슴 나오고 키 커도 9세 이후면 성조숙증 아니다

이동혁 헬스조선 기자 | 한희준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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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2차성징이 일찍 발달한 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조기 사춘기인 경우에는 초경이 시작되는 연령 등을 예측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 조선일보DB

초등학교 저학년 이전에 자녀의 키가 빨리 자라고 유방이나 고환이 커지면 성조숙증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성선자극호르몬억제제 주사를 맞히려 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나이에 따라 성조숙증과 증상은 같지만 치료할 필요는 없는 조기사춘기일 수도 있다.

◆2차 성징 나타나는 나이에 따라 구분

정상적인 여자 어린이는 10~11세에 가슴이 나오고, 남자 어린이는 12~13세에 고환이 커지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가 여자 8세 이전, 남자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다. 그러나 여자 9~10세, 남자 10~11세에 나타나면 조기사춘기이다.

성조숙증이나 조기사춘기는 소아청소년과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성선자극호르몬농도를 확인하고 엑스레이를 찍어 골연령을 측정해 진단한다. 호르몬 농도가 정상 범위보다 짙고 골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2세 이상 많은 경우, 증상이 나타난 나이에 따라 성조숙증이나 조기사춘기로 진단한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성조숙증은 제 때 치료하면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5㎝ 정도의 키가 더 자라므로 빨리 치료해야 한다"며 "증상에 따라 2년 정도 한 달에 한 번씩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는다"고 말했다.

◆조기사춘기에 호르몬 치료하면 역효과

이와 달리, 조기사춘기는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슴이나 고환의 발달이 조금 빨리 시작됐어도, 호르몬 검사와 성장판 검사를 통해 초경이 그 시점으로부터 2년 이후에 오고 아이가 정상적인 키까지 자랄 것으로 예측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지영 교수는 "이런 아동에게 성선호르몬억제주사를 놓으면 오히려 성장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사춘기라도 초경이 일찍 나타날 것으로 진단되고 성장판 속도가 정상보다 빠르면 성조숙증과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조기사춘기 아동의 치료 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 결과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조기사춘기, 비만 아동에게 많이 생겨

성조숙증과 조기사춘기는 뚱뚱한 아동에게 많이 생긴다. 체지방이 많아지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상계백병원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조기사춘기 여자 아동의 체지방률이 다른 아동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조기사춘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아 비만이 오지 않도록 자녀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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