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 흉내… ‘보가트-베이콜증후군’ 주의해야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와 발성패턴은 쉽게 학습된다. 따라서 30대 이전에 성대모사와 모창을 과도하게 할 경우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발성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성대모사로 인한 대표적인 발성장애가 보가트-베이콜증후군(Bogart-Bacall Syndrome)이다.
1940년대, 낮은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던 배우인 험프리 보가트와 그의 부인인 여배우 로렌 베이콜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맞지 않게 무리하게 목소리를 낮추다 보니 성대 바깥쪽의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턱 근육이 심하게 경직됐었다.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높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말을 하면 할수록 목소리가 나빠지는 음성피로현상을 겪는 일이 일어났다. 또 말을 할 때 목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쉰 목소리를 내게 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남의 목소리를 따라 하는 성대모사와 관련된 새로운 발성장애 질환이 생겨난 것이다.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보톡스를 선택적으로 주입해 잘못 사용된 성대 근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음성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발음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쉰 목소리 및 음성피로… ‘성대결절’ 가능성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점막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양측 성대가 잘 접촉해 균일한 진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결절 등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면 마찰면적과 진동에 이상이 일어나 음성이 변하게 된다.
성대결절의 가장 큰 특징은 쉰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음성피로가 쉽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통증이 없으며 음식물을 삼킬 때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초기 진단은 어려운 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결절의 원인이 되는 음성남용을 억제하고 잘못된 발성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성치료만으로도 결절이 없어져 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지만 결절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현미경 후두미세수술기구나 PDL을 사용한다. 후두미세수술은 마취 후 길고 단단한 깔때기 모양의 관을 성대로 집어넣은 후 수술현미경으로 확대해 관찰하면서 미세도구로 결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술 시간은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를 하고 내시경을 이용해 레이저로 수술하는 PDL 성대수술이 더 많이 시행되는 편이다.
예송 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가수들의 경우 성대수술을 많이 꺼리지만 정확하고 제대한 수술을 받으면 다시 노래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안전한 치료법이다”라고 말했다.
tip 좋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방법
1.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2.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3. 감기 때문에 기침이 심할 때는 즉시 치료 한다.
4. 비염, 부비동염, 위염, 식도염이 있는 경우 즉시 치료 한다.
5. 목소리가 변했을 때는 무조건 목을 쉬게 한다.
6.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7. 주변이 건조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8. 자극성 음식, 커피, 술, 초콜릿,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