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놀던 친구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김모 양(7)은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말문을 열지 않고 있다. 중얼중얼 혼잣말만 하는데, 그 내용은“친구가 떨어진다”, “빨리친구 손을 잡아줘야 한다” 등 당시 상황을 묘사하는 말이다. 김양은 베란다 창문이 열려 있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보인다.
1. 급성스트레스반응 >>
충격적 경험이나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되며 보통 수시간, 수일 내에 진정되는 일시적인 장애다.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스트레스받는 강도는 다르다. 전형적인 증상은 주의력 제한, 지남력(시간과 장소, 상황이나 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 상실, 물리적인 자극을 합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멍함’상태 등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현재 상황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고, 불안·불면·소화불량·놀람 등 각종 신체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2.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STD) >>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은 급성스트레스반응이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된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사고나 재해, 폭행 등을 겪은 뒤 나타난다. 악몽을 꾸거나 쉽게 짜증을 내며, 심하면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진다. 경우에 따라 사고를 겪은 후 수년 뒤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모 씨(38)는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었다. 일하는 도중 갑자기심장이 마구 뛰고, 가슴이 답답해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업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10분간 식은땀, 어지러움, 죽을 것 같고 미칠 것 같은 증상이 이어지다 이내 괜찮아지곤 했다.
3. 공황장애 >>
공황장애는 주로 최근의 스트레스가 원인이지만 경미한 사건이어서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과 차이를 보인다. ‘공황발작’은 참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 현기증, 전율, 식은땀, 심장박동 수 증가, 오한 및 얼굴 화끈거림 같은 신체증상을 동반한다.
금방 죽을 것 같거나 미칠 것 같은, 또는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절박한 느낌이 드는 심리적인 장애다. 공황발작은 보통 10분 전후의 짧은 시간 지속되지만 급성스트레스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보다 느끼는 고통의 강도가 센 것이 특징이다.
4. 치료는 어떻게? >>
급성스트레스 반응은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것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일단 증상이 파악되면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며 당사자의 이야기를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공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불안·우울 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숙면을 취하고 불안감이 줄어들면 이를 바탕으로 차츰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스스로 극복하게 한다. 사고 피해자는 이제까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고, 위기에서 나를 구해주고 도와주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삶은 언제 다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생활의 연속이며, 사고가 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기력한 자신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가족은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꾸준한 지지와 대화를 통해 그런 마음을 바꾸게 한다. 공황장애는 삼환계항우울제나 세라토닌재흡수억제제등 우울증 환자에게 처방하는 항우울제로 치료하는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치료 및 가족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가족치료법을 병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