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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명 모델 사망케한 거식증은 무엇?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최근 수년 째 심각한 거식증을 앓던 프랑스 모델 이사벨 카로(28)가 사망하면서 거식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로는 170cm가 넘는 큰 신장에 사망 직전 체중이 30kg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음식은 물론 물조차 완강히 거부하는 등 극심한 거식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거식증은 자신의 몸매와 체중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음식 섭취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 병으로 지나친 체중감소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며,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성장발달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을지대병원 정신과 이창화 교수의 도움말로  거식증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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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은 정상, 다이어트 위해 병적으로 억제

식사를 거부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거식증은 식사장애의 하나인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을 일컫는 말이다. 병명만으로는 식욕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식욕은 정상적이면서 다이어트를 위해 병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환자들은 표준체중보다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증가나 비만에 대한 극단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거부하거나 아주 조금만 섭취한다. 때로는 신체기능에 이상을 유발할 정도로 체중이 감소해도 스스로는 아직도 살이 쪄서 더 살을 빼야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또한 체중을 감소하기 위한 행동들을 대부분 남들에게 감추려고 하고, 식사도 남들과 같이 하지 않으려고 하며 공공장소에서 식사하는 것도 피하려고 한다. 식사의 내용도 살이 찔 만한 탄수화물이나 지방의 음식을 먹지 않고 야채나 과일만 먹으려 한다.

한편, 이들은 항상 음식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환자들은 먹고 싶은 것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폭식을 할 수도 있다. 폭식을 한 후에는 먹은 음식을 다시 체외로 배출시키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스스로 토하기도 하고 설사약이나 이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완벽주의자가 많아

거식증은 비만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자신의 체중이 정상 체중에도 불구하고 뚱뚱하다고 생각하는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외모지상주의와 상업주의에 의해 여성들에게 은연중에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도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겉보기에는 완벽주의자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감이 결여되고 우울증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이창화 교수는 “식사장애 환자들은 자신에 대한 기대수준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그 기준에 못 미치게 되면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아존중감이 심하게 손상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실패를 매우 두려워하여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인다. 나아가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무기력감과 열등감에 휩싸여 대인관계 회피나 물질 남용, 심하면 자해나 자살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한편, 기아와 포만감의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의 기능장애에 의해서도 식사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시상하부에 자극이 되면 식욕자극이 감소하고, 우울증을 야기시킴으로써 식욕을 저하시키기도 하며, 뇌의 세토로닌의 감소는 우울증을 야기시켜 식욕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가족의 도움이 치료 성패 좌우

식사장애 환자들은 스스로를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주위의 도움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은 더욱 어려우므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인지행동요법, 개인정신요법, 가족치료 및 교육, 대인관계치료, 영양관리 및 교육 등을 병행해서 다원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우선 식사행동의 장애뿐만 아니라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마음의 문제들을 해결해야하는데, 자존심이 떨어진 것, 기분의 변화가 심해지거나 불안·우울 등의 정서상태,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을 개인 면담을 통해 풀어나간다.

항우울제나 기분조절제 복용 등 약물요법도 효과적이다. 그 외 심리극, 음악, 미술요법을 통해 심리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대인관계 능력과 사회성 발달을 도모할 수도 있다.

특히 가족의 도움이 치료에 성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가족들은 환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치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창화 교수는 “환자를 대할 때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나무라지 말고 음식을 가운데 두고 전쟁을 하듯이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하며 “환자가 자신의 심리적 상태와 행동에 대해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환자로 하여금 치료에 흥미를 갖게 하고 폭식과 구토 행동의 의학적 결과에 대해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거식증 행동적인 신호>
- 음식을 조각조각 센다거나 음식을 잘게 썰어서 먹는다.
- 낮은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살이 찔 것을 염려한다.
- 공공장소에서 식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 지나친 체중 감소를 감추기 위해 헐렁한 옷을 입는다.
- 구토를 하거나 변비약, 이뇨제, 등의 약물을 습관적으로 복용한다.
-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치게 자주 체중을 측정한다.
- 음식물의 성분, 칼로리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 화장실에서 오래있거나 구토를 한다.
-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한다.
- 성격이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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