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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계와 혈당측정기로 병원 대신 집에서? 자가진단 기기의 두 얼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 차봉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철영(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입력 2010/12/30 09:08
Chapter 1 혈압, 병원보다 집에서 측정했을 때 더 낮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잰 혈압은 진료실에서 수은 혈압계로 측정한 혈압보다 10mmHg 정도 낮은 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진료실을 방문한 환자가 긴장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집에서는 주로 전자혈압계로 측정하는데, 혈관이 딱딱한 노인이나 뚱뚱한 사람은 전자혈압계로 잰 혈압이 실제 혈압과 다를 수 있다. 이럴 때는 병의원을 찾아 수은 혈압계 측정치와 비교해 전자혈압계의 정확도를 보정한다. 또한 손가락이나 손목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장치는 측정 오차가 크기 때문에 팔 윗부분에서 측정하는 혈압계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직접 측정한 혈압이 반복적으로 135/85mmHg 이상을 유지한다면 고혈압을 의심한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아침과 저녁, 적어도 한 번씩 2~5분간 충분히 안정을 취한 후에 측정한다. 특히 아침에 재는 것이 좋은데, 아침 고혈압이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률에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소변을 보고 싶을 때는 방광이 팽창해 혈압이 상승하므로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본 후 1시간 이내에, 아침식사나 혈압약을 복용하기 전에 재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아침보다 혈압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많으므로 취침 전 측정이 바람직하다.
혈압은 상황에 따라 변화가 크기 때문에 여러 번 측정한다. 혈압의 자가측정 빈도는 혈압이 안정되지 않았을 때는 일주일에 적어도 5일 이상,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경우 일주일에 3일 이상 측정한다. 명심할 점은 여러 차례 측정한 혈압 중 일부만 선택해 기록하면 측정치가 실제 혈압보다 과대 또는 과소 평가될 수 있다. 이런 오차를 막기 위해선 측정된 모든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혈압 제대로 측정하는 법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팔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심장 높이에서 혈압을 측정한다. 커프스(팔을 감는 천)의 하단이 팔꿈치 접히는 선의 위쪽으로 약 2.5㎝ 오게 착용한다. 커프스가 너무 느슨하면 안 되며, 커프스 안으로 손가락 1개 정도 들어갈 여유가 있으면 된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뒤 소변을 보고 나서, 저녁에는 취침 전에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다. 이때 혈압과 맥박수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 평균이 135/85mmHg보다 높으면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으로 간주한다.
운동, 스트레스, 감정상태 등 여러 환경에 따라 혈압이 달라지므로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말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5분 이상 편안하게 등받이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심신을 안정시킨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 좋다. 발을 꼬고 앉거나 팔짱을 끼지 않는다. 전자혈압계는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 항상 바른 상태를 유지한다.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혈압이 안정된 상태에서 하루 2회, 일주일에 3회 정도 적당하다.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이다.
24시간 활동하면서 혈압을 측정해 보면 야간 평균 혈압이 주간 혈압보다 10% 정도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야간에 10% 이상 혈압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같은 뇌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hapter 2 당뇨병, 자가혈당측정기의 한계
자가혈당측정기는 1970년대에 개발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현재의 노트북 컴퓨터만 했고, 정확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서 실제로 환자가 이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꾸준한 기술개발과 제품개량으로 오늘날에는 휴대가 가능할 만큼 작고 정확한 측정치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가혈당측정기는 변수와 오류가 존재한다. 특히 저혈당과 고혈당 측정의 한계치가 있어 대부분 기계는 최소 30~40mg/dL 이하, 최대 500~600mg/dL 이상은 측정할 수 없어 ‘Low’와 ‘Hi’로 표시된다.
기계적 오류보다 알코올 휘발 전에 채혈을 하거나, 피의 양이 충분하지 못하는 등 사용자가 잘못해서 오류가 나기도 한다.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거나 혈당 변동 폭이 많은 사람이나 간염, 급성질환이 있거나, 뇌졸중 등으로 누워 있는 노인 환자는 특히 혈당측정을 정확하게 자주 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집에서 혈당을 잴 때흔히 범하는 오류
시험지 한 통을 6개월째 쓰고 있어요 >> 시험지 효소가 공기 중 습기와 이물질에 반응해서 혈당이 올라간다. 스트립은 습기에 민감하므로 여름철에 통을 열어 놓거나 포장지를 개봉한 상태로 보관하면 변질돼 측정에 오차가 생긴다. 유효기간이 지난 스트립을 사용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스트립을 한 번에 다량으로 구입하기보다 유효기간을 확인하고 적당량을 자주 구입한다.
손가락 끝을 막 짜서 측정했어요 >> 피가 안 나온다고 손가락을 짜면 세포 간 물질액이 나와서 혈액이 묽어진다.
손에 땀이 났어요. 알코올 덜 마른 상태에서 측정했어요 >> 손에 물기가 묻어 있거나, 알코올이 덜 마른 상태에서 혈당측정을 하면 낮게 나온다.
※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측정되는 경우
혈당 정상치는 공복에서 검사한 경우 100 미만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공복상태로 정맥에서 혈액을 채취한 경우며, 정상적으로 그 수치의 변화를 보일 수 있다.
· 팔이나 손등에서 정맥을 채취한 것이 아니라 손가락 끝이나 귀 끝을 찔러 채취한 혈액으로 측정하면 20 정도 더 높게 측정된다.
· 검사 전 공복을 지키지 않고 식사한 경우 20~60 정도 더 높게 측정된다.
· 격무에 시달리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나 과격한 운동을 한 후 검사를 시행했다면 정상치보다 더 높게 측정될 수 있다.
· 임신을 한 경우에도 정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 혈당측정의 중요성
혈당측정의 중요성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루 4번 혈당을 측정하는 경우, 보통 식전 혈당측정을 의미한다. 인슐린 집중치료군도 식전 혈당측정 3회, 자기 전 혈당측정 1회가 기본이다. 그러나 최근 식후 2시간 혈당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식전 혈당뿐 아니라 식후 혈당측정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식후 2시간 혈당이 높을 경우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와 더불어 극심한 혈당 변동 역시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가혈당측정 빈도는 치료방법과 혈당조절 상태에 따라 매일 여러 번 할 수 있고, 일주일에 1~2회 할 수 있다. 얼마나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은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측정한 혈당치는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받은 당뇨수첩에 기록한다. 혈당치, 혈당검사 요일 및 시간, 투약용량 및 특이사항(식사량, 식사종류, 운동시간, 운동종류, 스트레스 유무 등)을 기록해 관찰한다. 혈당의 흐름을 관찰할 때는 아침·점심·저녁 등 특정시간대에 혈당이 높은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당측정기는 사용방법이 대부분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손가락 끝에서 혈액을 한 방을 얻어 스트립에 묻히거나 떨어뜨리면, 스트립과 연결된 기계의 전극이 작동하거나 스트립에 묻어 있는 화학약품의 변색을 기계가 감지해 내장된 기준치와 비교해 혈당을 표시한다. 기계에 따라 코드를 입력하거나 칩을 끼워 넣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스트립 통마다 고유한 코드번호나 칩이 있는데 스트립의 코드와 기계의 코드가 일치해야 정확한 측정값이 나온다. 최근에는 코드를 맞출 필요가 없는 혈당측정기가 나왔다.
· 제2형 당뇨병 환자로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 >> 최소한 주 1회 혈당측정을 하며, 식전 혈당과 식후 2시간 혈당을 번갈아 하되 식전 혈당이 목표 범위에 들어가면 식후 혈당을 주로 검사한다.
· 제2형 당뇨병 환자로 경구용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 >> 혈당 조절이 목표 범위에 도달하면 최소한 1일 1회 측정하고, 목표 범위보다 높다면 최소한 1일 2회 측정한다. 과식했을 때는 식후 2시간에 측정한다. 음주 후에도 측정해 혈당 변화를 알아본다. 운동 전후에 각각 측정해 운동효과를 체험한다. 저혈당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검사하고, 저혈당 대처 후 15분에 다시 검사한다. 고혈당 증상이 있을 때도 추가로 검사한다. 몸이 심하게 아플 때는 4시간마다 혈당을 측정한다.
· 제1형 당뇨병 환자와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환자 >> 혈당 조절이 목표 범위에 도달하면 최소한 1일 1회 측정하고, 목표 범위보다 높으면 최소한 1일 2회 이상 혈당을 측정한다. 인슐린 펌프를 하는 경우 1일 최소한 3회 이상 측정한다. 기타 추가로 측정해야 하는 경우는 제2형 당뇨병과 동일하다. 주사 용량을 새로이 조정하는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혈당 조절이 목표 범위보다 높은 경우 1일 5~7회 검사한다.
· 임신성 당뇨병 산모 및 당뇨병 환자가 임신해 혈당을 관리하는 경우 >> 식사요법으로 관리하는 임산부는 1일 5회(아침 식전, 아침 식후 1시간, 점심 식후 1시간, 저녁 식후 1시간 및 자기 전) 측정한다.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는 임산부는 1일 7회(매식전, 아침 식후 1시간, 점심 식후 1시간, 저녁 식후 1시간 및 자기 전) 측정한다.
※ 혈당검사 진단 기준!
공복 혈당 100mg/dL 미만은 정상이다. 공복 혈당 100~125mg/dL은 공복혈당 장애, 공복 혈당 126mg/dL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 가능하다.
※ How to! 올바른 혈당 측정법
1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채혈 부위는 손가락 가장자리를 이용한다.
3 매번 채혈 부위를 변경한다.
4 따뜻한 물로 씻고, 30초 정도 손을 늘어뜨리거나 흔든 다음, 채혈 전 손가락 끝을 향해 훑어 준다.
5 혈당측정기 사용설명서에 따라 검사한다.
6 채혈 침은 1회 사용이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