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스노보드 부상 예방
넘어지는 요령
스키 : 다리→골반→팔 순으로 지면에 스치듯 옆으로
스노보드 : (뒤:엉덩이, 앞:무릎)+손, 동시에 짚어야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가파른 슬로프를 내달리면 최고 시속이 140㎞에 이른다. 그래서 부상도 많다. 2007년 이후 연평균 1만2662명이 스키장에서 부상당했다(소방방재청 자료).

스키와 스노보드는 같은 슬로프를 달리지만 운동 원리가 달라 부상 부위도 다르다. 김태균 원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7700여명을 대상으로 스키와 보드에 대한 부상 유형을 조사한 결과 스키는 무릎(27.9%)이 가장 많았고, 보드는 팔 및 손목(36.9%)이 가장 많았다〈〉. 유문상 양지파인리조트 패트롤대장의 도움말로 스키장에서 부상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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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착용=스키의 무릎 부상은 대부분 십자인대 파열이다. 넘어질 때 스키가 벗겨지지 않고 눈에 쳐박히면 무릎이 꼬이기 때문이다. 무릎 부상을 막으려면 부츠와 스키를 연결하는 바인더의 고정력을 낮춰야 한다. 바인더의 눈금은 숫자가 높을수록 고정력이 커지며, 체중 10㎏마다 한 단계씩 올려서 고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상급자는 몸무게가 60㎏이면 6에 고정시킨다. 중급자는 여기에서 1~2단계, 초보자는 2~3단계 낮춰야 한다.

스노보드는 신발 사이즈가 중요하다. 보드 신발은 꼭 맞게 신어야 활강할 때 균형을 잃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헐렁하면 신발 내에서 발이 움직여 균형을 잡기 힘들다. 초보자의 경우 평상시 신발 사이즈보다 5~10㎜ 정도 작은 것을 택한다. 발이 조여서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주 쉬면서 신발을 벗고 발을 주물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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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나 스노보드를 부상 없이 즐기려면 장비의 선택과 착용을 올바르게 해야 하며,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미리 연습해 둬야 한다. / 양지파인리조트 제공
준비운동=스키는 준비운동을 할 때 무릎을 잘 풀어줘야 한다. 손으로 무릎을 잡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30초, 무릎 돌리기를 30초, 한 쪽 발을 쭉 뻗어 앉는 스트레칭을 양발 30초씩 한 뒤, 모든 동작을 가볍게 되풀이한다. 상급자는 무릎 다음으로 어깨를 많이 다치므로 어깨도 충분히 풀어 줘야 한다.

스노보드는 손목에 중점을 둔다. 손목 돌리기를 30초, 팔을 흔들며 털기를 30초, 깍지끼고 팔을 상하 좌우로 뻗는 스트레칭을 30초간 한 뒤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

넘어지는 요령=슬로프에서 넘어지지 않을 수는 없다. 부상을 피하려면 제대로 넘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와 스노보드 모두 넘어지는 순간 무릎과 허리를 굽혀 앉는다는 느낌으로 체중을 하체에 실어야 한다. 차이점도 있다. 스키는 다리→골반→팔의 순서로 지면에 스치듯 닿으며 옆으로 넘어져야 한다. 얼굴은 하늘을 보고, 폴대를 놓으면서 손을 자연스럽게 펴서 손등부터 땅에 닿도록 한다. 폴대를 쥐고 넘어지면 엄지손가락이 바깥으로 꺾이는 '스키어 섬'(skier's thumb)을 당할 수 있다. 스키어 섬은 엄지손가락 안쪽 인대가 바깥 방향으로 이탈한 상태인데, 자연적으로 원상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면 인대 재건술 등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스노보드는 뒤나 앞으로 넘어진다. 뒤로 넘어질 경우 엉덩이가, 앞으로 넘어질 때는 무릎이 지면에 양손과 동시에 닿도록 해야 손목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다쳤을 때는=부상을 당했을 때는 혼자 내려가지 말고 스키패트롤을 불러야 한다. 슬로프에 나선 지 30분이 지나면 몸이 추위에 무뎌져 부상을 당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때 다시 활강하거나 경사진 슬로프를 걸어 내려오면 다친 관절이 무리를 받아 부상이 더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