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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불순이나 비만 등과 함께 나타나는 여드름이 잘 치료되지 않으면 산부인과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여드름과 뾰루지가 심해 몇 년째 피부 관리를 받았는데도 별 효과가 없던 신모(30·경리사원)씨는 뜻밖에도 결혼 뒤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피부가 좋아졌다.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생리불순과 함께 피부 트러블이 생겼는데 피임약 복용으로 호르몬 분비가 안정돼 피부 상태가 개선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30대 여성 중에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나 생리불순 등으로 피부 트러블이 나타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생리불순(1년에 8회 미만의 월경 혹은 3개월 이상 무월경), 고안드로겐혈증(혈액 내 남성호르몬이 높음), 다낭성 난소(난소에 10여개의 작은 난포가 목걸이 모양을 이루며 비정상적으로 분포한 증상) 중 2가지 이상 해당될 때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흔히 여드름을 동반하는데, 몇 개월 이상 여드름 치료를 받아도 좋아지지 않거나 사타구니 등이 검게 변하고 팔다리 등에 다모증이 생기면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능성이 있다. 밥을 많이 먹지 않아도 쉽게 살이 찌므로 환자의 50~70%는 비만이다. 또, 환자의 80% 정도는 생리불순이 나타난다.

뚜렷한 발병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대증 요법 위주로 치료한다. 비만 여성은 체중 감량이 1차 치료이다. 체중만 줄여도 여드름이 많이 좋아진다.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사람은 약물 치료를 한다. 배란 유도제를 써서 배란을 정상화시키거나 피임약을 처방해 생리주기를 일정하게 만들면 피부도 좋아진다. 단, 다낭성난소증후군에 쓰는 피임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므로 약국에서 피임약을 임의로 사 먹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생리불순

생리불순인 경우에도 피부 트러블이 잘 생긴다. 생리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에스트로겐은 피지선 자극을 억제하고 프로게스테론은 피지선을 자극한다. 생리가 규칙적인 여성은 두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피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생리가 불규칙적인 경우 프로게스테론이 지나치게 강하게 작용해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생리불순 자체는 일반 피임약을 사 먹으면 좋아지나, 여드름 개선을 위해서는 전문의약품 중 이런 효능이 있는 피임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생리불순은 자궁근종,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피임약 복용 전 병원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 도움말=이정훈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