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성장클리닉… 석달간 1.2㎝ 자라면 "효과" 성장판 닫히면 치료 불가능
자녀의 키를 더 자라게 해준다는 '성장클리닉'은 양방보다 한방, 그중에서도 개업한의원에 많다. 양방 성장클리닉은 성조숙증 등 원인 질환이 분명하거나 성장호르몬 분비량이 정상에 못미치는 아동 등으로 치료 대상이 비교적 제한된다. 따라서 단순히 작은 축에 속하는 자녀의 키를 키워주려는 부모는 한방 치료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1년간 350만원을 서울의 유명 한의원에 쓰고도 아들 키가 거의 자라지 않았다"(36세 주부·서울 강남구)는 말처럼 한방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람도 많다.>>한방 성장치료 원리= 한방 키 성장요법은 한약 처방, 성장판 주위에 침을 놓는 침구요법, 뼈의 올바른 배열을 유도하는 추나요법 등으로 이뤄진다. 한약은 보통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는 한약재를 섞어서 짓는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은 "일부 한약재가 성장호르몬 분비량을 늘려준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판과 연결된 경혈에 침을 놓으면 혈류가 활성화돼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 양방에서 볼 때는 혈액 순환을 자극하는 보조적 치료법인 셈이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휘어진 척추를 정상적으로 만들고 골반을 균형있게 해 키를 크게 해준다고 한방에선 설명한다. 이 역시 양방에서는 보조적인 요법 정도로 해석한다.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나 골반의 문제로 몸이 구부정해져서 키가 작아진 사람은 다양한 시술로 골격을 바로잡아 키를 회복시킬 수는 있다"며 "하지만 골격을 바로잡는다고 해서 크지 않을 키가 더 자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식사습관, 수면습관, 운동 등에 대한 교육은 양방과 유사하게 진행한다.
한방치료로 전혀 키 성장 효과를 못 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성장 치료 경험이 많은 한의사도 30% 정도는 치료에 실패하는 것으로 한의계는 추산한다. 양방 성장호르몬 치료 실패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방에서는 "처방한 한약이 아동의 체질이나 신체 상태에 맞지 않는 경우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한편, 양방에서는 "한방 치료로 효과를 본 아동의 상당수는 어차피 키가 클 때가 되서 큰 것일 뿐 한약을 먹어서 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장 교수는 "한방 치료로 키가 자라는 진료 사례는 적지 않으나, 대규모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정립돼 있지는 않다"며 "현재 한방 치료가 아동의 성장 시기마다 키 성장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 성장클리닉 선택 기준= 정확한 진단을 하지 않고 무조건 키를 키워주겠다고 장담하는 한의원은 피해야 한다. 한방 성장클리닉도 요즘에는 양방 의료기관에서 받은 혈액검사와 엑스레이로 성장호르몬과 성장판 상태를 검토한다. 양방 검사 결과와 한방 진맥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목표 키를 정한다. 장 교수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성장판이 이미 닫힌 아동은 한방에서 키를 키워줄 수 없으며, 성장호르몬결핍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원인인 저신장증은 양방 치료를 받도록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고가의 한약 복용부터 권하는 곳도 피하는 것이 좋다. 이효은 자생한방병원 웰빙센터 원장은 "한방치료도 성장판이 많이 열려 있고 골밀도가 높으며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될수록 효과가 크다"며 "한의학적으로 진맥해 소화장애 비염 알레르기질환 비만 등 키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질환을 찾아 없애주기만 해도 키 성장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