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빼고 모든 암 가능… 1㎝ 이하 암은 못 찾아

방사선 장비를 이용한 암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과거의 '교과서적인' 암 치료는 수술로 암덩어리를 떼어 내고 남아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는 항암제를 투약해 죽이는 '외과적 수술→약물 치료'였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관마다 방사선 암 치료기기를 속속 도입하면서 방사선 치료가 여기에 더해지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 뒤의 잔존 암세포 소탕이라는 보조 요법에 쓰기도 하지만 아예 수술을 대신한 '주전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도 많다.



이미지
외과적 수술, 항암제와 함께 방사선이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 치료 장비인 래피드아크로 암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치료효과 외과적 수술과 거의 같아"

방사선 치료는 수술과 비교해 마취나 환자의 신체를 절개하지 않는 장점이 있고, 항암제 치료에 비해서는 구역질이나 온몸에 나타나는 부작용이 없다. 현재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는 국내 전체 암환자의 25~29% 수준이다. 정원규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암 치료는 칼로 암 조직을 잘라내는 대신 방사선을 쏘아 태워 없애는 개념"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숙 원자력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은 "상태가 동일한 환자라면 방사선 치료와 외과적 수술의 치료효과는 거의 같다"고 말했다.

방사선 오차범위 2~3㎜에 불과

방사선 암 치료 장비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국내에 도입된 장비 중에는 최근 강동경희대병원이 도입한 래피드아크가 가장 최신 장비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보면서 치료할 암 조직을 정확히 조준한 뒤 종양의 위치·크기와 주위 정상 장기의 위치에 따라 방사선 강도를 조절하면서 종양 전체에 방사선을 입체적으로 쏘아 태워 죽인다. 한 번에 2분씩 1~5회 정도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오차 범위가 2~3㎜에 불과해 정상 조직 손상이 미미하다. 특수장비(Brain Lab)를 부착하면 외과 수술하듯 암 조직 전체를 한 번에 제거하는 '방사선 수술'까지 가능하다.

래피드아크는 아주대병원·인하대병원 등 국내 10곳 정도의 대학병원에서 운용한다.

사이버나이프는 암의 위치 변화에 따라 로봇팔이 방사선을 230도로 회전하며 쏜다. 뇌, 폐, 척추, 전립선암 등에 쓰며 서울성모병원·건양대병원 등에 들어와 있다. 토모테라피는 치료 부위를 CT로 실시간 확인하면서 방사선량을 조절해 360도로 회전하며 방사선을 쏜다. 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미지

양성자치료기는 국립암센터에 있다. 양성자는 일정 깊이까지 도달해야 파괴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암덩어리에 도달하는 경로 중간에 있는 정상 조직은 거의 손상을 받지 않는다. 노발리스는 환자가 숨을 쉴 때마다 움직이는 종양의 위치 변화에 대응하기 때문에 치료 정밀도가 높다. 순천향대천안병원·분당차병원 등에 있다. 방사선 장비 중 감마나이프는 뇌종양에만 적용할 수 있으며 서울아산병원·경희의료원 등에 있다.

1cm 이하의 미세암은 못 찾아

한계도 있다. 방사선치료는 영상 장비로 암세포의 위치와 모양을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의 기술로는 1cm 이하의 암은 찾아내지 못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종양의 위치가 수술하기 어려운 곳에 있거나 환자가 고령 또는 심장병·당뇨병 등 다른 질병 때문에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일 때 방사선을 1차 치료에 주로 쓴다. 위암과 대장암 등 외과적 수술의 효과가 더 좋은 암은 수술 전·후 보조적 치료에 사용한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