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위 외벽 굳어지는 담적병
'난치성 전신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있다. 우선 명치 끝에서 목까지 갑갑하면서 복부팽만감 트림 오심 멀미 위산역류 등의 위장 증상이 계속된다. 여기에 두통 어지럼증 안구통증 건망증 같은 뇌 증상과 어깨·뒷목통증 구취 다크서클 우울증 불면증 등이 덧붙는다. 그런데 이런 전신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온갖 검사를 해 보아도 신경성 또는 역류성 위염 정도 외에는 아무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인을 찾지 못하니 치료도 어렵다.
이런 환자는 대체로 모든 증상의 중심에 위장 문제가 있다. 증상은 있는데 해법이 없는 신경성 위장병이 원인이다. 실제로 신경성 위장병 환자 10명 중 8명은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위장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국내 조사가 있다.
위는 점막을 포함해 7겹으로 이뤄져 있는 입체적인 기관이다. 두께는 3~8mm이다. 점막 외벽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기관이 존재한다. 면역조직인 GALT(위장림프조직) 시스템, 신경세포, 신경 호르몬, 소화효소와 점액분비를 담당하는 기관, 근육, 혈관 조직 등이 모여 있다. 그래서 위장을 제2의 뇌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내시경으로 보이지 않는 위장 외벽이 소화 기능을 담당하는 현장이고, 점막보다 광범위한 위장병의 온상이다. 내시경상 정상인데 심한 위장 증상에 시달리는 까닭이 외벽 손상이다.
위장 점막에는 내시경에 안 보이는 작은 문이 수없이 많다. 위장 내에 유해한 물질이 있다고 신경이 판단하면 닫히고, 없다고 판단하면 열린다. 그런데 이 문이 손상되면 그 틈으로 유해물질이 들어가 외벽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문을 공격하는 유해물질은 과식, 폭식, 독성음식, 만성변비, 과음, 담배,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산소, 헬리코박터균, 진통제·항생제, 면역억제제, 식품첨가물, 인스턴트식품, 중금속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특히 과식 폭식 야식 등은 분해되지 않은 노폐물을 만든다. 노폐물은 세균에 의해 부패되면서 독소를 만들어내며, 이 독소가 위와 장 점막의 문을 뚫고 외벽에 침입하면 조직이 붓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위장 외벽이 굳어지는 질병을 한의학에서는 담적병(痰積病)이라고 부른다.
외벽이 굳어진 '담적병 위장'은 소화제 등으로는 고칠 수 없다. 외벽에 침착된 담 독소를 제거하는 약물치료와 딱딱하게 굳어진 외벽 조직을 풀어주는 초음파·고주파 치료를 받아야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