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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특집방송 화면 캡쳐.

지난 추석연휴 기간 아이돌 스타들이 총출동한 곳은 무대가 아닌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이었다. 그들이 운동장에 모인 이유는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특집 방송 때문. 녹화 당일 2PM과 2AM, 슈퍼주니어를 비롯해 샤이니, 손담비, 애프터스쿨, 미쓰에이 등 최근 활동 중인 내로라하는 아이돌그룹이 모두 참여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100m 달리기를 비롯해 계주, 허들,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선수들이 하는 주요 육상 종목 경기가 치러졌다.

2AM의 조권을 비롯한 몇몇 연예인들은 그동안 길러온 탄탄한 체력으로 체육인 못지않은 운동 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걸그룹 씨야의 이보람은 얼굴로 넘어지는 ‘안면낙법’을 연달아 보여줬고, 김신영 등 많은 스타들의 부상이 속출했다. 육상선수처럼 날렵한 아이돌의 변신이 반가운 마음보다는 행여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운 ‘꽈당 아이돌’ 체육대회이기도 했다.

가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가을운동회이다. 위험천만하게 넘어졌던 아이돌 스타의 모습처럼 학교 운동회나 회사 체육대회 등과 같은 자리에 참여한 사람들이 운동을 하다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이한경 용인대 스포츠미디어학과 교수는 갑작스런 운동으로 부상을 입는 것과 관련해 “환경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만큼 준비운동을 하지 않았거나 체온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신체는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정상 체온이 아닌 건강이 위험한 상태라고 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운동부상을 가져오게 되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우리 몸을 미리 ‘예열’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한경 교수는 “특정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면서 땀이 난다는 것은 ‘운동을 시작해도 좋다’는 신체의 신호와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준비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온이나 심장박동에 변화가 없을 시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근육과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며 상해를 입게 된다.

이렇게 우리 몸은 체온을 통해 운동을 해도 좋은 상태인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운동 전 워밍 업(warm-up)을 자동차의 시동에 비유한다면, 차가운 겨울철 차를 움직이기 전에 시동을 걸어 차의 온도를 미리 높이는 것과 같다. 서늘한 가을 날씨의 운동에 앞서 확실한 체온 조절을 해두는 것이 다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사람마다 건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근육 발달 정도와 신체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꾸준하고 일정한 운동량을 가지는 사람이라도 매일 몸 상태는 달라지기 때문에 운동 전 자신의 신체 상태를 생각하며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을 쉬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우에도 갑작스러운 해외 훈련이나 대회 때문에 신체 리듬을 잃고 체온이 급격히 변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일이 빈번하다. 즉, 그날그날 몸 상태를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 강도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치지 않기 위한 준비운동으로 환경의 변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발열활동과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굳어진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인대와 근육이 놀라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과 진영수 교수는 “준비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걷기부터 관절 스트레칭, 가벼운 뜀뛰기 등 단계적으로 밟아나가야 한다”며 “몸을 움직이면서 체온이 높아지지만 땀이 식을 때 체온이 다시 낮아질 수 있으므로 반팔 형태의 운동복 대신 신축성과 보온성이 좋은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