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두피케어만으론 탈모 치료 안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9/29 09:04
'모발관리' 효과 있나
탈모에 시달리는 사람 중 의료기관이 아닌 모발관리센터 등에서 두피 관리를 받는 경우가 많다.'~클리닉' 등의 명칭을 쓰는 곳 중에는 의사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이 아닌, 두피모발관리사 등 민간자격증 소지자가 운영하는 '피부관리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두피나 모발관리만으로 탈모 개선 불가능
두피·모발 관리를 해 주는 '피부관리실'은 남성탈모, 여성탈모, 20대 조기탈모, 산후탈모 등 유형별로 나눠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부분 두피를 세척해주는 스케일링, 두피를 누르는 마사지를 공통으로 하고 탈모 유형에 따라 허브 추출물 등으로 제제를 만들어 두피에 바른다. 제제의 흡수를 돕는 고주파 기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탈모는 "두피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90% 이상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과 모낭에 있는 효소의 상호 작용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스킨케어 수준의 두피나 모발 관리를 받는다고 해서 탈모가 치료되거나 빠진 머리카락이 다시 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은 "두피를 깨끗하게 하는 스케일링이나 두피 마사지 등은 일시적인 혈액순환 증가나 기분 전환을 시켜줄 뿐 발모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병의원에서 의사가 시행하는 탈모관리 시술 중 모낭을 자극한다는 레이저 시술이 있다. 임 원장은 "레이저 시술은 혈액순환 증가 등 보조적인 효과는 있지만 탈모의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두피 영양공급으로 발모 촉진" 주장 검증 안돼
일부 모발관리센터는 "두피에 영양 공급을 해 발모를 돕는다"고 주장하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대부분 라벤더 로즈마리등 허브 추출물이나 인삼 당귀 등 한약재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제제를 두피에 발라준다. 심우영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치료에 효과가 인정된 약물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제제와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뿐"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인한의원 원장은 "한약재 성분의 약물을 두피에 발라서 발모를 촉진한다는 주장은 한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곳에서 두피 관리를 받다가 탈모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심 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수년에 걸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짧아지며 색이 옅어지면서 서서히 탈모로 진행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말고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바로 의학적인 관리를 받기 시작해야 탈모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