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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술 끊을까봐. 술 때문에 간이 나빠져서 그런지 기미가 생기는 것 같아.”

직장인 박씨(41,男)는 요즘 부쩍 얼굴에 생긴 기미를 보고 금주를 결심했다. 흔히 술을 많이 마시고 간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얼굴빛이 어둡기 마련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 원래 피부빛도 어두운 편인데 기미까지 생겨서 박씨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피부는 속(내부 장기의 건강)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여성의 전유물인줄로만 알던 기미가 남자들의 얼굴에 생기면 대개 간이 좋지 않아서 생긴 색소침착이 아닐까 하고 걱정을 많이 한다. 정말 기미는 간 기능의 약화를 알리는 ‘신호’일까?

기미는 보통 따가운 햇살의 자외선에 의해 생긴다. 여성은 임신 중이나 피임약 복용 시, 또는 난소의 기능이 이상해질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생길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유전적인 요인도 크다. 그 밖에도 피부에 부적합한 화장품을 사용했거나 약품 오용 등으로 생길 수 있다.

최명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이 약하면 얼굴이 노랗게 뜨고 거뭇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미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최 교수는 “간 기능이 약해지면 호르몬 대사가 불순하거나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피부가 좋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특별히 기미형성이나 멜라닌 색소가 침착하는 것과는 관련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단, 자외선으로 생겼던 기미 등이 만성피로 등으로 인해 간 건강이 악화되면 기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 박경찬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간 건강이 좋지 않아 몸이 피곤해지면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흡수하고 탄산가스가 많아진다. 그럴 경우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가 변성돼 얼굴빛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지면 기미가 더욱 진하게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눈 밑과 광대뼈 주위에 그물 모양의 기미가 많이 몰려 보이는 것은 자외선으로 생기기 쉬운 부분이기 때문. 특히 간이나 비위가 좋지 않아 건강상태가 나쁘면 피부빛이 어두워지면서 기미가 더 진해보이는 것이다.

기미는 치료 후 약물을 바른 뒤 없어지더라도 재발이 쉬워 다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미를 예방하려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여성은 임신이나 피임약을 복용할 때 에스트로겐이 많이 형성돼 기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는 물론, 자신에게 알맞은 화장품을 사용하고 외부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녹황색의 신선한 야채와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과일은 당이 많으므로 당뇨 환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균형잡힌 식단으로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로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복합적인 방법으로 기미가 생길 수 있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 임현주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