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선 서울성모병원 원장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글로벌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석공이 옥을 갈고 닦는 것처럼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요즘의 서울성모병원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은 JCI인증과 AAHRPP인증을 연이어 획득했다. 두 인증 모두 까다롭기로 의료계에서는 정평이 높다. 홍영선서울성모병원장은 "JCI인증은 환자가 병원에 들어와서 문을 나서기까지 안전한 환경에서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 AAHRPP인증은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임상연구를 수행해 피험자의 권리와 복지를 최대한 보호하고 존중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두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갖췄다. 홍영선 원장은 "파견나온 판정관들이 '한국에 이런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이 있었냐'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라며 "인증을 얻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이어졌지만, 이를 통해 모든의료진과 직원이 갖게 된 자부심은 돈으로 따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단지 세계 최고의 톱이 되는 것이었다면 전직원이 이렇게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목표를 이뤄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의료를 통해 이 땅에 질병으로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구한다는 가톨릭의 이념을 교직원들 모두가 깊숙이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JCI인증 기준은 '환자 안전'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평가다. 때문에 이 기준에 맞게 수술하고 투약하면 의료사고와 사망률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 병원장은 "이번 심사에서 서울성모병원은 '감염 및 환경관리' 부문에서는 거의 만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시설 및 환경 안전관리 부문, 직원의 관리체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자원봉사센터와 같은 진료 외적인 부분까지 JCI인증을 받은 예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세계 유수의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서울성모병원은 해외환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2월 미국 LA 코리아타운에 미주 사무소를 개설했다. 미국 전역의 교민은 물론 미국인들까지 파견 의료진과 간호사와 상담을 거친 뒤 서울성모병원에서 최대한 빠르고 간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 뉴욕 사무소도 곧 문을 연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주 교포를 지원하는 등 '인술(仁術)'을 베푸는 데도 사용할 계획이다. '의료는 직업이 아니라 성직'이라는 그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홍 원장은 "가난한 사람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누구나 가장 발전된 최신 의술을 혜택받아야 마땅하다"며 "지난 6월 국토해양부가 자동차사고 후유장애인의 재활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중인 재활전문병원의 위탁운영 주체로 서울성모병원을 선정한 것도 이처럼 인술을 구현하고자 하는 우리 병원의 사명감이 진료 시스템에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