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 위 밴드수술
수술 자체는 안전해 감량 끝나면 밴드 꺼내

경기 용인시에 사는 직장여성 김모(32)씨는 160㎝의 키에 몸무게 63㎏이다. 김씨는 체질량(BMI) 지수가 24.6으로 정상(BMI지수 23)을 살짝 넘는 '통통한'여성이다. 그런데 김씨는 이달 말 서울 서초구의 외과에서 BMI 지수가 30을 넘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고도비만수술(베리아트릭 수술)인 위 밴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날씬해지고 싶은데 식사량 조절이나 꾸준한 운동을 하기 어려워 위를 묶어서 강제로 식사량을 줄이기로 했다"며 "최근 주변에 위밴드 수술로 살을 뺀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만 전문가들은 "고도비만이 아닌 사람이 위 밴드 수술을 해서 몸이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강제하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우려한다.

원래는 BMI지수 30 이상인 고도비만에 적용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비만수술센터장(외과 교수)은 "비만수술은 BMI지수가 30 이상인 고도비만환자 중 운동 식이요법 약물치료 등으로 체중이 줄지 않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라며 "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고도비만환자에게는 합병증 예방·치료 효과도 있다. 이상권 서울성모병원 비만외과 교수는 "비만수술을 받은 환자의 80% 이상은 당뇨병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지방간 골관절염 등 합병증이 뚜렷하게 호전된다"고 말했다. 이주호 교수는 "반면 체중이 정상인 사람이 위 밴드 수술을 받으면 밴드가 흘러내리면서 위에 상처를 낼 수 있으며, 심하면 위에 구멍(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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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이 아닌데도 체중 감략을 위해 위 밴드 수술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위 밴드 수술을 받은 사람은 충분한 영양 섭취에 특별히 신경써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과거 베리아트릭 수술은 위의 일부를 잘라내거나(위소매절제술) 위의 상부를 소장과 연결시키는(루와이 위 우회술) 등 위를 직접 절제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이런 수술을 약간 뚱뚱한 사람이 다이어트용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04년 '조절형 위 밴드술'이 도입되면서 '일반인'들이 다이어트용으로 시술하기 시작했다.

1년에 1000여건 시술… 상당수가 '미용 다이어트' 목적

수술은 간단하다. 배꼽 부근을 2㎝ 절개해 위 밴드를 말아서 집어넣고, 5㎜ 길이의 구멍 2~3개로 내시경 도구를 넣어 위장의 맨 윗부분을 밴드로 둘러싸고 조인다. 이후 필요에 따라 피부에 주사기를 찔러서 밴드를 조절한다. 박윤찬 서울슬림외과 원장은 "수술 후에도 허기를 심하게 느끼면 밴드를 조이고 체중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밴드를 느슨하게 풀어준다"라며 "체중 조절이 끝나면 복강경을 통해 밴드를 빼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현재 1년에 1000여건씩의 위 밴드 수술이 이뤄지며 이 중 상당수가 고도비만 치료가 아닌 '미용 다이어트' 목적인 것으로 추산한다. 박 원장은 "위 밴드 수술은 신체 다른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위만 묶어서 음식물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안전하고 간단한 수술로, 체내 지방을 강제로 빨아내는 지방흡입술보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적다"며 "미국에서는 전체 비만수술의 15% 정도를 차지하며 시술 빈도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 뒤 체력 저하와 영양실조 나타날 수도

그러나 위 밴드 수술을 단순히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에 이용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주호 교수는 "워낙 체지방률이 높은 고도비만 환자는 위 밴드 수술을 받아서 식사량을 줄여도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 공급에 큰 문제가 없지만, 정상 범위에 가까운 체중을 가진 사람은 식사량을 강제로 줄이면 체력이 약해지거나 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비만으로 위 밴드 수술을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의 진찰을 받아 시술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수술 뒤 균형있는 영양 공급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