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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도전한 레슬링, 정말 위험한 운동일까?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 임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9/01 09:02
지난 8월 28일 방명된 MBC '무한도전 - WM7 프로레슬링 특집’에서 본 대회를 앞두고 멤버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연습하면서 부상을 겪는 모습이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정형돈은 연습 도중 뇌진탕을 일으켜 대기실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고, 멤버들의 기술 전수자인 손스타는 갈비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다. 또 레슬링 경기 당일에는 정준하가 허리 통증으로 응급실에 가는 등 멤버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장기간 힘겨운 연습으로 부상을 입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았지만 한편에선 그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안타까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이번 무한도전 레슬링 프로젝트가 중장년층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어린이들에게는 프로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기획된 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레슬링에 대한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상투혼을 보고 놀란 이들은 오히려 레슬링과 더 멀어졌을지도 모른다. 레슬링은 일반인에게 어렵고 건강에 좋지 않으며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운동일까?
◆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하면 위험하지 않아
장호성 용인대학교 격기지도학과 교수는 “무한도전처럼 연예인들이 촬영을 위해 레슬링을 하다가 부상을 입은 이유는 기본기가 충분히 습득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에 하지 않았던 과격한 운동을 철저한 준비 운동 없이 무리하게 감행하며 기술을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술에 능숙한 프로 레슬러들도 훈련이 잘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습 도중에 간혹 부상을 겪는 일이 있는데, 일반인이나 아마추어 선수들이 각별히 유의해서 운동하지 않을 경우 다칠 수 있는 건 어떠한 운동이든 당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근육운동과 스트레칭을 겸행하면서 차근차근히 배워나간다면 레슬링은 전혀 ‘위험’하지 않으며 신체단련에 도움이 되고, 기술들을 섬세하게 몸에 익힌 아마추어는 프로 선수와 다를 것이 없어 배우기 어려운 종목이 아니다”고 말했다.
◆ 레슬링을 배울 때 주의할 점은?
레슬링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프로 레슬러들의 ‘쇼맨십’에 푹 빠져 처음부터 과격한 기술을 시도하려고 한다. 이러한 행위는 매우 위험한 것이며, 예기치 않은 부상의 원인이 된다. 레슬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 풀기 운동을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다. 어깨 등 신체보호를 위해 유도와 같이 부드럽게 넘어지는 낙법을 제대로 익히고, 격기운동에서 중요한 반작용(충격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을 위한 완충적인 동작들을 충분히 연습해 활용해야 한다. 겁을 먹거나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되어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 어린 아이들에게는 각별한 지도가 필요해
프로레슬링에는 폭력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많다.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에서 과격한 레슬링을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것에 대해 정신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는 부모도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어린이들은 무엇이든지 빠르게 배우고 쉽게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레슬링에 관련된 방송을 시청할 경우 부모와 반드시 함께 시청해야하고 무엇보다 지도자의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무조건 못 보고 못 하게 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레슬링 경기를 보았을 때 레슬링은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교육과 함께 함부로 따라하거나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 외 용인대학교 무도연구소의 논문 중 ‘프로 레슬러들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 결과에서는 레슬링을 오래하고 신체가 건강한 선수일수록 정신건강의 상태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 교수는 “레슬링이 어린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고만 보기보다는 레슬링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에게 실제 기술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배우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함께 도모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레슬링은 올림픽 종목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예전보다는 비인기 종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생들에게 레슬링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레슬링이 인기 스포츠에 속한다. 우리나라도 여학생 레슬링 선수단을 창설하는 등 레슬링 살리기에 힘쓰고 있으므로 위험한 운동이라는 인식보다는 체력과 신체발달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에게까지 대중화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