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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심한 무좀에 시달린 김과장(36)은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가려움은 한 고비 넘겼지만 벌써부터 내년 여름이 걱정이다. 신씨는 처음에는 발가락 사이에 무좀이 생겼지만, 요즘은 발가락 사이는 좀 덜한 대신 발톱 무좀이 심하다.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나 손발톱에 생기나 원인 균은 같다. 곰팡이가 일으키는 손발톱 무좀(조갑진균증)을 일으키는 원인 균은 피부사상균, 효모균 등이다. 이들 곰팡이는 전염성이 매우 높고 치료도 까다롭다. 또 다른 부위로 쉽게 옮길 수 있어 치료를 미루면 신체부위 곳곳에 전염시키므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는 바르는 항진균제로도 충분

손발톱 무좀은 초기에는 별로 가렵지 않아 무좀에 걸렸는지 정확히 알기 힘들다. 그러다가 손발톱의 색깔이 하얗거나 누렇게, 또는 푸른색으로 변하며 두꺼워진다. 흔히 ‘발톱이 죽었다’고 말하는 현상들이 바로 손발톱 무좀의 대표적인 증상. 그러나 손발톱의 변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게 되면 손발톱의 변형과 변색은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손발톱이 들뜨고 쉽게 부서지며, 심하면 손발톱이 쪼개져 떨어지며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손발톱 무좀은 바르거나 먹는 항진균제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좀완치의 지름길이라고 피부과 의사들은 말한다. 증상이 심하면 약을 복용해야 한다. 손발톱에 바르는 약으로는 매니큐어 타입의 '로푸록스 네일라카'가 대표적이며, 먹는 약은 스포라녹스를 비롯한 항진균제들이 있다.

스케일링으로 갈아 내거나 빛을 쪼기기도

간질환이 있거나 고지혈증약을 먹는 사람은 무좀약을 복용하기 어렵다. 바르는 연고는 무좀이 생긴 부분의 각질이 두꺼운 경우 깊숙하게 침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무좀 치료법도 도입돼 시술되고 있다.

중앙대용산병원, 건국대병원 등은 '네일 그라인더'라는 기기로 손발톱 무좀이 생겨 두꺼워진 손발톱을 갈아서 얇게 만든 뒤 매니큐어와 같은 외용제를 발라서 치료한다. 손발톱의 성분인 케라틴은 조직이 치밀한데다 무좀으로 두꺼워져 있어 바르는 약이 깊숙이 스며들어 원인균을 죽이기 어렵다. 이때 손발톱을 갈아서 치료하면 무좀 치료 성공률이 10~15% 정도 높아진다. 그러나 손발톱 표면에만 감염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병행해야 한다. 한편 당뇨병 환자는 손발톱을 갈아내다가 다른 세균 등에 감염될 위험이 크므로 이 시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빛으로 무좀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태양광과 유사한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F.S.L 광선조사기를 이용한다. 빛으로 살균·소염작용을 하며 혈류 흐름을 증가시켜 무좀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일부 피부과에서는 기미·주근깨 치료에 쓰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와 빛에 노출되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광감작(光感作) 물질'을 무좀 부위에 바른 뒤 빛을 쪼여 무좀 조직을 파괴하는 광역동 치료 등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