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비비크림아, 한 가지 기능에만 집중해 줘~"
강수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8/20 09:01
2007년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BB크림은 ‘쌩얼 메이크업’의 기본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에는 자연스런 커버력이 핵심 기능이었다면 이제는 미백, 자외선차단, 주름개선효과까지 첨가된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과연 BB 크림의 진화는 바람직한 것인가? BB 크림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어디까지일까?
Check 1. 국내 BB 크림은‘원조의 변형판’
BB 크림의 고향은 독일이다. 피부과 의사 크리스틴 슈라멕이 1950년대 개발한 피부보호용 연고다. 화학 필링, 레이저 필링 등의 시술 후에 쓸 용도로 만들었기에 손상된 피부의 재생과 보호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BB 크림이‘흠을 없애는 연고’라는 뜻의 ‘블레미시밤(Blemish Balm)’의 약자인 것도 그 때문이다.
BB 크림이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것은 1970년대 독일 파견 간호사에 의해서다. 하지만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즈음이다. 연예인의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하나의 열풍이 되었다. 소개될 당시부터 ‘자연스럽지만 완벽한 피부 커버’의 메이크업 기능이 부각되었기 때문에 색조제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향장학과 김주덕 교수는 “BB 크림은 보습, 영양공급, 커버력 등을 한 데 모은 다기능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의 혼합개념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BB 크림은 원조 BB 크림에서 독자적으로 변형된 한국식 다기능 색조화장품이라 볼 수 있다.
Check 2. BB 크림 발라도 자외선 차단제 필요
최근 출시되는 BB 크림에는 자외선 차단, 주름개선, 미백 등의 기능이 더해졌다. 이때문에 끈적한 여름철에는 BB 크림만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김주덕 교수는“식약청의 자외선차단(SPF) 지수검사는 피부 1cm 당 2mg을 바르고 실시한다. 이는 보통 사람이 피부에 바르는 양의 10배 정도로, 우리는 제품에 써있는 SPF 지수의 10 분의 1 효과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두껍게 충분한 양을 발라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하면 BB 크림의 자연스러운 커버력은 사라지고 두꺼운 화장이 되기 때문에 BB 크림을 사용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미백, 주름개선 등의 기능성 성분을 넣었다 하더라도 BB 크림에만 의존하는 것은 피한다. 하나의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이를 보조적으로 도와주는 다른 성분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일부 BB 크림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결국 BB 크림을 사용할 때 사용목적을 분명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본래 BB 크림의 용도인 보습과 커버에 집중하고 자외선 차단, 미백, 주름개선 관련 제품은 따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Check 3. BB 크림, 바르고 자면 위험하다?
초기 BB 크림을 홍보할 때 ‘바르고 자도 될 만큼 안전하다’는 문구를 종종 사용했다. 이는 피부진정과 보호에 초점이 맞춰 있을 때다. ‘원조’ BB 크림에도 미량이긴 하지만 색소가 함유되어 있다. 처음에 바르면 약간 회색이 돌다가 수분이 날아가면서 피부톤과 비슷해진다. 변형된 BB 크림은 피부톤 보정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더 많은 색소가 함유되어 있다. 김주덕 교수는“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바르고 자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색소침착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물과 땀에 강한, 커버력이 좋은 BB 크림일수록 확실한 클렌징이 필요하다.
또한 BB 크림에는 피부의 항염증작용, 재생작용에 도움이 되는 식물추출물과 그 유래 물질들로 알란토인, 카모마일 추출물, 알로에 추출물, 해조 추출물 등이 들어간다. 자외선 차단 및 메이크업 기능을 위해 무기계 원료인 이산화티탄, 산화아연 등도 사용된다. 이들은 비교적 안전한 천연성분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성분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사진 오정훈(스튜디오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