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레이디 가가 따라하려고 서클렌즈 끼다가 눈은 ‘울상’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 이현주 헬스조선 인턴기자(고려대 문예창작학과 4년)

대학생 박모(23·여)씨는 요즘 입고 나오는 패션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팝 가수 레이디 가가에 푹 빠져 그녀가 즐겨 착용하는 서클렌즈를 몇 개월 전 구입했다. 레이디 가가를 따라할 생각에 마냥 기분이 좋았던 박씨는 렌즈를 착용한 후부터 눈이 자주 충혈되고, 이물감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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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서클렌즈를 착용하고 등장한 미국의 팝 가수, 레이디 가가는 미국의 10대 청소년들에게 서클렌즈를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이나 팝 스타들을 좇아 눈을 커 보이게 하는 ‘서클렌즈’를 즐겨 끼다가 부작용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7월 초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가가 열풍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눈이 위협받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가가의 비디오를 본 젊은 여성들이 가가를 흉내내 흰 눈동자까지 덮는 서클렌즈를 착용하면서 의사들이 시신경 훼손을 경고하고 나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은 가가의 서클 렌즈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나라”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서클렌즈, 칼라렌즈 등으로 불리는 미용렌즈는 수십 가지의 색상과 여러 가지 모양이 있어 바꿔 낄 때마다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가수나 연예인들이 즐겨 착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의사나 약사의 처방 없이도 저렴한 가격대의 렌즈를 온라인상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사용이 늘고 있는 추세.

서클렌즈의 경우 함유된 착색제가 렌즈표면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 시력교정을 위한 일반 소프트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눈에 자극을 준다.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착용을 할 경우 결막염, 각막찰과상, 세균성 각막염 같은 안구통증에서부터 심각하게는 실명까지 이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서클렌즈의 주구매층인 청소년들의 경우, 하나의 렌즈를 친구들과 돌려가며 바꿔 끼기도 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렌즈를 만지거나, 렌즈 세척액이 아닌 수돗물로 렌즈를 세척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렌즈에 침을 바르고 착용을 하고 있어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클렌즈를 착용할 땐 몇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해고 있어야 건강하게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송상률 김안과병원 각막과 교수는 “미용렌즈를 부득이하게 착용할 경우에는 하루 4시간 이내로 착용해야 하고 렌즈를 착용하고 밤을 새거나 잠을 자서는 안 된다”며 “먼지가 많은 곳에서 착용을 피하고, 황사가 있는 날에는 착용하지 말아야 하며, 사우나나 찜질방, 미용실, 마사지실 등을 출입할 경우에는 렌즈를 반드시 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컬러렌즈를 착용하고 열에 노출되면 렌즈의 컬러가 눈에 직접 염색이 돼 눈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눈에 꼈던 것이라도 오른쪽 렌즈와 왼쪽 렌즈는 항상 구분해 바꿔서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렌즈 케이스도 자주 소독을 하고, 3개월에 한번은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만약 미용렌즈 착용 시 눈이 불편하고 뻑뻑하고 가렵고 충혈된다면 당장 렌즈를 빼야 한다.

부득이하게 서클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면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세척해서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저가의 렌즈만 선호하기보다는 전문의에게 충분히 검증된 렌즈를 자신의 안구에 맞는 검사 후에 착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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