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매년 소변검사 부활 논란
검진 효과에 비해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정부가 폐지한 '매년 초중고생 전원 소변검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평생 신장투석을 해야 하는 신부전으로 이어지는 만성 사구체신장염을 앓는 아동청소년이 드물지 않다"며 "이런 아동은 일찍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어릴 때부터 신부전을 앓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산이 다소 들더라도 매년 전원 소변검사를 통해 이런 아동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매년 검사에서 3년마다 한 번으로 축소
원래 우리나라 초중고생은 1998년부터 전원이 매년 의무적으로 소변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정부는 전수(全數) 조사에 쓰는 예산에 비해 발견되는 신장 기능이상 아동의 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2006년 학교보건법을 개정해 3년에 한 번씩(초1, 초4, 중1, 고1) 검사를 받도록 했다.
740여만명의 소변을 검사한 2005년 마지막 전수조사에서는 단백뇨(0.22%)와 혈뇨(0.8%)가 단순 합산해 1.02% 발견됐다. 조병수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두 가지 이상을 모두 가진 아동의 가능성을 감안해도 전체 초중고생의 1% 정도는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셈"이라고 말했다.
◆전교생 1000명 학교에 만성 신장염 환자 2~3명씩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8년 소변검사를 받은 초1, 초4, 중1, 고1 재학생 중 3만8000여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단백뇨는 2%, 혈뇨는 4.3%로 나타났다. 이는 전수조사 마지막 연도인 2005년보다 크게 높은 비율이다. 조 교수는 소변검사를 3년에 한 번씩 하는 바람에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가 일찍 발견되지 못한 채 누적되기 때문에 발견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만성 사구체신장염은 중간 단계 병증에서 3년간 방치하면 거의 100% 신부전증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동철 순천향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사구체신장염은 일찍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치료가 불가능해 평생 신장투석을 받아야 한다"며 "현재 학교마다 환자가 여러 명씩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학생 전원이 소변검사를 자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교과부, "시도교육감 재량 따라 매년 실시할 수 있어"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2006년 학교보건법을 개정할 때 보건복지부와 여러 전문기관에 문의해보니 소변검사는 예산 대비 비효율적이란 이유로 아예 없애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학생들의 혈뇨와 단백뇨를 검사하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존속시켰고, 각 시·도교육감의 재량에 따라 매년 실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