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적으로 헤어숍에서 코팅과 트리트먼트를 받는데도 ‘삼단 같은 머릿결’이 꿈같은 이야기라면 헤어케어 패턴을 바꿔야 한다. 두피와 모발 또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1 자외선이 모발과 두피에 미치는 영향
이미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아이템이 되었다. 사람들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손상의 심각성을 알고 날씨가 맑거나 흐리거나 사시사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우리 몸에서 자외선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는 얼굴이 아닌 머리카락과 두피다. 리치피부과 오준규 원장은 “두피는 팔, 다리, 얼굴보다 자외선이 직각으로 내리쬐어 우리 몸에서 자외선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게다가 두피는 감각이 떨어져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빨개지고 열이 나도 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외선이 기미, 잡티, 주름, 피부노화를 유발하고 피부암의 주원인이 되는 것처럼 두피와 모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바캉스 기간에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모발과 두피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모발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건조해지고, 표면이 거칠어지고, 색이 바래고, 강도가 약해진다. 푸석푸석해져서 쉽게 부서지기도 한다. 2001년 가오와 베델은 <화장품과학저널>에 ‘태양광선을 쬔 모발은 광산화 과정을 거쳐 모발 단백질과 멜라닌 과립이 파괴된다. 이와 같은 파괴는 모발의 물리적 특성의 변화를 초래해 모발의 건조와 색깔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을에 머리가 많이 빠지는 이유가 자외선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강한 자외선이 두피에 염증을 일으키고 모낭을 손상시켜 탈모가 일어난다. 이런 증상은 자외선을 많이 쬔 후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2주~2개월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여름에 손상된 모발이 가을에 탈모되는 것이다. 특히 바닷물의 염분이나 수영장의 염소로 인한 손상이 더해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2 헤어용 자외선 차단제, 효과 있을까?
자외선에서 모발과 두피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중에는 모발, 두피를 자외선에서 보호하기 위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제품은 모발을 한겹 감싸 자외선을 걸러내거나 옥틸메톡시신나메이트(투명하고 사용감이 가벼워 헤어용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 적합하다) 등 자외선 차단 성분을 함유한다. 소비자는 자외선에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품을 구입할 때 전적으로 브랜드의 광고나 설명에 의존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헤어 제품에 대한 SPF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열에 잘 파괴되고, 모발에 잘 붙어 있지 않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얼마만큼 보호효과가 있을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모발을 자외선에서 보호한다고 내세우는 제품이 시판중이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피부용 자외선 차단제와 달리 모발용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다.
자외선에서 두피를 보호하는 제품은 어떨까? 이런 제품에는 SPF 지수가 표기되어 있는데, 끈적이고 무거운 자외선 차단제의 특성상 대부분 SPF10을 넘지 않는다. 결국 SPF10의 두피용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면 효과를 얻기 위해 100분마다 제품을 다시 발라야 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 100분마다 머리에 무엇인가를 덧바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3 건강한 모발과 두피를 위한 여름철 케어법
자외선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 모발과 두피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
- 1주일마다 트리트먼트한다. 아보카도 1/2개, 올리브오일 2작은술을 섞으면 훌륭한 천연 헤어 마스크가 된다. 바나나 1/2개, 올리브오일 2작은술, 달걀 흰자 2개분으로 만든 헤어팩은 두피와 모발에 단백질을 공급한다. 골고루 바른 후 20분 후에 씻어 낸다.
- 관련 제품 구입 시 광고는 잊고 꼼꼼하게 살핀다. 자외선에서 모발과 두피를 보호해 준다는 화장품 회사의 광고를 무조건 믿지 말고 똑똑히 따져보고 제품을 구입한다. 샴푸나 린스에 들어 있는 자외선 차단 성분은 물로 헹구면 씻겨나간다. 가급적 씻어 내지 않는 리브인(Leave-in) 타입을 고른다. 그밖에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을 고를 때 자외선 차단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 혹은 어떤 원리로 자외선을 차단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 수영 전에는 샴푸하지 않는다. 모발과 두피에는 외부자극을 최소한으로 막는 천연 오일이 존재한다. 화학물질과 바닷물의 소금 등에서 모발과 두피를 보호하는 천연 오일을 씻어내지 않는다.
- 모발이 젖어 있을 때 자극을 주지 않는다. 모발은 젖어 있을 때 매우 약하다. 물에 들어간 후에는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빗는 등 강한 자극을 주지 않는다.
- 6주마다 모발 끝을 다듬는다. 모발 끝이 갈라지면 아무리 좋은 트리트먼트 제품으로도 좋은 모발 상태로 복구할 수 없다. 갈라진 머리카락은 점점 위쪽으로 퍼지니 6주마다 한번씩 모발 끝을 다듬는다.
- 차가운 물로 마무리하기. 트리트먼트한 후에는 찬물로 마무리해 모발의 큐티클을 차분히 정돈한다.
- 모자, 스카프와 친해진다. 모발과 두피를 자외선에서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자, 스카프, 양산 등을 써서 물리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다.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두피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모자를 장시간 쓰고 있으면 오히려 땀이나 세균 등에 의해 탈모가 악화되므로 넉넉한 모자를 쓰되 자주 벗어 땀이 모발에 남지 않게 한다” 고 말했다.
- 단백질을 섭취한다. 머리카락은 단백질의 일종인 케라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선, 견과류 등을 식단에 추가해 단백질이 풍부한 식생활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