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당한 비율로 섞으면 더 맛있다” “섞어 마시면 따로따로 마실 때보다 같은 양으로 더 빨리 취하기 때문에 술값을 아낄 수 있다”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주당 중에서는 처음 한두잔은 소주를 마셔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폭탄주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 ‘소폭’, ‘양폭’ 어떤 술들을 섞느냐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실제로 술을 섞어 마시면 더 많이 취하고, 숙취도 더 남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애주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술에 취했다’는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와 마신 양이다. 술을 마시면 구강 내의 점막에서부터 흡수되지만 술을 입에 머금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실제로는 위와 장에서 대부분 흡수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위보다는 장에서 흡수가 더 빠르다.
술을 탄산음료처럼 기포를 발생시키는 음료와 같이 마시게 되면 위장의 아랫부분(유문)이 빨리 열려서 위장의 내용물이 소장으로 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마신 술이 빨리 소장에 도달하게 되고, 따라서 흡수도 빠르게 일어난다. 때문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높아진다. 맥주와 양주를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 그리고 4도 정도의 맥주와 40도가 넘는 양주를 적당량 섞어 마시면 흡수되기 쉬운 상태인 20도 내외의 알코올 도수가 되어 오히려 흡수를 빠르게 하는 측면도 있다.
또 폭탄주는 대개 ‘홀짝홀짝’ 마시는 것보다 단숨에 털어넣을 때가 많다. 술이 취하는 정도는 술 마시는 속도와 비례하는 법. 이와 같이 단숨에 마시게 되면 같은 양의 술을 마셨다 하더라도 천천히 술을 즐기는 것보다 더 쉽게 취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알코올의 혈중 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어떠한 술을, 얼마나 마셨느냐 하는 것. 2차, 3차를 전전하며 술을 오래 마시는 것보다 차라리 폭탄주를 연거푸 마셔서 빨리 취하고 빨리 술자리를 끝내는 것이 건강에 더 좋을 수도 있다.
참고서적 = 잘못 알려진 한방상식 119가지(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