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여성질환이라 알려져 작년 수술환자 36%가 남성

하지정맥류는 흔히 여성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남성에게도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사람 중 남성이 36.3%였다.

하지정맥류는 다리로 내려간 혈액이 위쪽으로 잘 올라가지 못하는 질병으로, 이 병이 생기면 다리가 붓고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다. 원래 여성에게 하지정맥류가 많이 생기는 원인은 임신·출산 과정에서 복압이 높아져 혈액순환에 지장을 받는 데다가,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스타킹이나 하이힐 등을 많이 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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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레이저 시술 장면. 젊은 남성도 장시간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면 하지정맥류가 올 수 있다. /보라매병원 제공
이정상 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그러나 이 병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노화로 다리혈관이 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남성도 여성 못지않게 많이 발병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복압이 올라가거나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때에도 다리 쪽 혈류가 더뎌져 하지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며 "군대에서 장시간 부동자세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훈련을 받는 젊은 남성도 하지정맥류가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남성 하지정맥류 환자는 병을 키우기 쉽다. 이 교수는 "젊은 여성은 종아리에 실핏줄이 조금만 튀어나와도 병원을 찾지만 남성은 상대적으로 외모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다리혈관이 완전히 망가져 발목에 궤양이 생겨야 병원에 온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은 다리가 쉽게 저리고 붓는 것이며, 병이 진행되면 종아리에 푸른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다.

김승한 한솔병원 정맥류혈관클리닉 과장은 "혈관초음파 검사로 어떤 정맥이 막혔는지 확인한 뒤 큰 정맥이 막혔으면 레이저·고주파 등으로 태우고, 작은 정맥이 막혔으면 주사로 혈관벽을 들러붙게 해서 혈류가 지나가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런 치료를 받으면 증상의 70%는 사라진다.

하지정맥류는 남녀 모두 스스로 증상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김승한 과장은 "목욕하고 나면 다리에 찬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잘 때는 다리를 베개 위에 올려놓아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피가 몰리지 않도록 하면 좋다"고 말했다. 틈날 때마다 까치발을 들거나 빨리 걷는 운동을 하면 다리 아래쪽에 고인 피를 심장으로 올려보내는 혈관 주변 근육이 튼튼해져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