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를 앞두고 급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한 직장인 최모(27․서울 마포구 대흥동)씨를 괴롭히는 딜레마가 하나 있다. 수시로 생기는 각종 모임과 데이트 약속으로 인한 ‘외식’이다. “굶지 말고 운동해서 살 빼라”는 남자친구의 조언과, “오늘만 먹으라”는 친구들의 달콤한 유혹에 무릎 꿇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녁 데이트와 친구들 약속 앞에서 몇날 며칠을 독하게 마음먹고 실천하던 식이요법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곤 하지만, 그렇다고 각종 모임과 친구들과의 약속을 매몰차게 거절하기에는 외식이 주는 즐거움이 너무 크다. 최씨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 한식 전략 : 1인분씩 나오는 음식을 선택하라
외식 메뉴로 자주 등장하는 양식이나 중식 등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고 포화지방의 함유량이 높다. 한식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집에서 요리된 것과는 천양지차. 열량이 높고 양도 많을 뿐 아니라 맵고 짠 자극적인 것들이 많아 나트륨의 섭취량도 높기 때문이다. 또, 외식에는 채소류와 과일류의 함유량이 적어 섬유소나 칼슘 등의 섭취량은 부족해지기 쉽다. 즉, 외식이 잦을수록 열량은 많이 섭취하게 되고, 영양은 오히려 부족한 상태가 된다.
전문가들은 기름지고 지방이 많이 함유된 양식이나 중식보다는, 단백한 한식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식이라고 해서 다 같은 한식은 아니다. 김정은 365mc비만클리닉 원장은 “한식을 선택하더라도 1인분의 양이 분명하게 정해져서 나오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샤브샤브나 전골과 같이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어 먹는 음식은, 자신이 얼마만큼 먹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양식 전략 : 코스요리 피하고, 탄산음료 대신 우유를 선택하라
그러나 외식을 하다보면 한식만 골라서 먹을 수는 없는 일. 파스타나 스테이크와 같은 서양식을 즐기게 될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서양식은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즐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모두 먹게 되면 하루 권장 칼로리를 훨씬 초과하게 된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를 모두 포기하고 메인요리만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정은 원장은 “양식이나 중식과 같이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소스가 뿌려지지 않은 샐러드를 함께 주문하여 먹고, 탄산음료나 와인은 우유로 대신하는 것이 지방의 흡수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채에 들어있는 섬유소와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지방의 빠른 흡수를 막기 때문.
모처럼 뷔페에서 외식을 하게 됐을 때는 공복인 상태에서 가는 것만은 피한다. 너무 배고픈 상태에서 가면 순식간에 이성을 잃고 음식에 달려들 수 있으므로, 고구마나 감자와 같은 포만감이 큰 음식을 조금 섭취하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음식을 선택할 때 처음부터 줄을 서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담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많은 음식을 담아오게 된다. 뷔페에서는 먼저 모든 음식을 쭉 둘러본 후에 가장 먹고 싶은 몇 가지 음식을 골라 담는 것이 도움이 된다.
SBS ‘스타킹’에 출연한 적 있는 트레이너 숀리는 “먹고 싶은 것을 먹지 않고 참으려고만 하는 다이어트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피자나 파스타가 먹고 싶으면 참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먹고 싶은 만큼 먹어주는 것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며 “단, 외식을 할 때에는 저녁보다는 활동량이 많아 에너지 소비가 많은 점심에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식사 후 : 휘핑크림․설탕․시럽 잔뜩 든 커피는 피하라
데이트와 친구 모임의 필수코스인 커피 전문점은 다이어트의 복병. ‘커피’ 한 잔의 칼로리는 보통 사람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패스트푸드나 청량음료의 칼로리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문제는 원두커피에 우유에서 뽑아낸 휘핑 크림이나 시럽, 카라멜, 바닐라 등 각종 당(糖) 성분 때문. 각종 첨가물이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커피의 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5kcal였던 원두커피(355mL)에 인공감미료와 크림 등이 가미되면 230kcal, 인공감미료 대신 시럽이나 설탕을 쓰면 310kcal가 된다. 여기에 우유에서 뽑아낸 생크림인 휘핑크림을 가미하면 700kcal로 훌쩍 넘게 된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600mL)의 바나나 모카 프라푸치노(휘핑 크림 포함)는 720kcal, 커피빈의 익스트림 얼티밋(709mL)의 바닐라 아이스커피는 무려 890kcal에 이른다.
이는 곱창전골 1인분을 훌쩍 넘어서는 열량이고, 운동으로 빼려면 3~4시간 이상 열심히 걸어야 빠지는 칼로리다. 우리나라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평균 영양섭취량 2019kcal를 고려하면, 커피 한 잔이 한 끼 식사 열량보다 더 높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웅환 교수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원두커피 자체의 열량은 기껏해야 5~10kcal정도다. 이는 걷기 운동 2분이면 충분히 소모될 정도의 양”이라며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블랙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커피에 들어가는 일반 우유를 저지방 우유나 두유 등으로 대체해 칼로리가 적은 맞춤식 커피를 주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커피 대신 향긋한 차를 마시면서 쓸데없는 열량 축적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영화관에서 : 팝콘은 금물! 다른 간식거리 챙겨갈 것
영화를 보면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팝콘. 영화관에 들어서는 순간, 달콤하면서도 구수하게 풍기는 팝콘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맛있는 팝콘에는 트랜스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트랜스지방산은 쇼트닝이나 마가린과 같은 인공경화유에 필수적으로 들어 있는 물질.
김동석 운동처방사는 “팝콘을 이런 나쁜 기름으로 튀기는 이유는 부드러움과 구수함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다. 영화를 보면서 순식간에 해치워버리는 팝콘 한각은 우리가 석달 동안 섭취해야 할 지방의 양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팝콘은 고온․고압에서 가공되기 때문에 당지수(glycemic index)가 매우 높다. 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체내에 섭취된 음식물을 빠른 속도로 소화, 흡수하여 혈당치를 급격히 올린다.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가면 순식간에 공복감이 해소되긴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배가 고파지기 마련.
데이트 중에도 다이어트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팝콘을 사먹는 것 보다는 가방 속에 볶은콩이나 쌀과자 같은 대용품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