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잘 우는 ‘찌질남’이 오히려 더 건강하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TV에서 ‘우는 남자’들이 많아졌다. KBS ‘1박2일’의 멤버였던 김C가 하차한다는 소식에 이수근을 비롯한 멤버들이 하염없이 펑펑 우는가 하면,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부제가 붙은 ‘남자의 자격’에서는 아예 눈물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기획해(6월 7일 방송) 삶의 무게에 짖눌린 중년 남성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故박용하의 죽음 앞에서 절친이었던 탤런트 소지섭은 눈이 퉁퉁부은 채 하염없이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남자의 눈물은 부끄러운 것, 감춰야 하는 것, 떳떳하지 못한 것으로 취급받았다. 오죽하면 남자가 일생동안 울어야 할 때를 세 번(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라가 망했을 때)으로 한정해놓기까지 했을까.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요즘의 젊은 엄마들도 아들이 자꾸 울고 떼쓰면 “사내녀석이 ‘찌질이’처럼 운다”며 다그친다. 젊은 여성들도 자라면서 우는 남자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 뇌 깊숙이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는 남자’들이 대중매체에서 자주 보여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자들의 감정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남자다움’ ‘여자다움’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깨짐으로써 여성의 영역에 속했던 울음이 남자에게 보여도 어색하다거나,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신과 의사나 심신의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매우 반가워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울기만 잘 해도 최근에 나타나는 남자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울음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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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여자보다 눈물 많고, 더 진해

사회 문화적으로 남자는 눈물을 참아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성장해 와서 그렇지, 생리학적으로 보면 실제로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더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다.

남자의 눈물 분비샘 꽈리는 여자의 것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남자는 더 많은 눈물을 내보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또 남자의 눈물은 여자의 눈물보다 더 진하다. 면역 글로불린A 같은 단백질이 남자의 눈물에 더 많기 때문이다.

남성 호르몬은 눈물과 관련이 깊은 호르몬이다. 2000년 영국 안과학회는 눈물샘 조직에서 남성 호르몬 수용체가 발견됐다며, 남성 호르몬이 부족하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남성 호르몬은 눈물 분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눈물샘의 성장과 분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미국에서 나온 안구건조증 치료제 중에는 남성 호르몬을 눈 주위에 바르는 제품도 나와 있다.

◆ 울어야 할 때 울지 않으면 다른 장기가 운다?

남자들의 감정표현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해도 여전히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덜 우는 것은 사실이다. 한 연구에 다르면 어떤 특별한 한 가지 일에 대해 여자는 평균 6분을, 남자는 평균 2분을 운다. 남자의 평균 수명이 더 짧은 이유 중의 하나가 여자보다 더 울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울어야 삽니다’란 책에서 눈물치료의 힘을 강조한 이병욱 대암클리닉 원장은 “울어야 할 때 울지 않는다면 결국은 다른 장기가 울게 돼 있다는 말도 있다”며 “울 때는 엔돌핀, 엔케펄린, 세로토닌과 같은 20여 가지의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T세포나 NK세포들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엔케펄린은 웃을 때 엔돌핀과 함께 나오는 신경펩티드 호르몬으로 모르핀보다 300배나 강한 물질이다.

울음은 스트레스도 해소시켜 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카테콜아민의 분비가 늘어나는데, 눈물을 통해 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배출시키게 되어 안정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양파를 썰거나, 다른 자극을 받아 흘리는 눈물에는 카테콜아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들어있지 않다. 이 밖에도 눈물은 복직근을 강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전체적으로 몸을 건강하게 해 준다.

이병욱 원장은 “웃음이 파도라면 울음은 해일이고, 웃음이 가랑비라면 울음은 소낙비다. 웃음은 한계가 있지만 울음은 쉼 없이 흘러내리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감사했던 것을 종이에다가 한번 적어본다던지, 슬픈 영화를 본다던지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통해 울고 싶을 때 제대로 우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Tip.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남자들을 위한 잘 우는 법 

1. 생각만 해도 눈물이 쏙 빠지는 무언가를 하나씩 가져라

애국가이건, 슬픈 영화이건, ‘섬집아기’ 동요든지 간에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무언가를 하나씩 갖고 있으면 울고 싶을 때 도움이 된다.

2. 가족들과 포옹이나 스킨십을 해라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고마워하거나, 아이를 앉고 껴안으면서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얘기하는 순간 또한 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터치나 스킨십을 할 때 흐르는 눈물은 두 배로 건강해진다.

3. 화가 날 때 ‘분노’ 대신 ‘울음’을 울어라

누군가 원망스럽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무조건 울어라. 울컥하는 순간을 참지 말고, 그 감정에 휩쓸려 한바탕 울면 화도 가라앉고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

4. 감사한 일을 떠올리면서 울어라

고생하며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 힘든 가사일을 묵묵히 꾸려온 아내 등 살면서 감사했던 일을 차분한 마음으로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러다보면 감정이 북받치게 되고, 눈물이 저절로 흐르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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