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목표는 8강이다. A조 1위 우루과이와 맞붙게 될 16강전 경기를 사흘 앞두고 얼마나 신속하게 대표팀이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격렬했던 나아지리아전을 치르면서 급격히 소진된 체력을 충분히 보충해야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200%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한국 축구대표팀 체력코치는 2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체력 보충제를 먹고 체력을 완벽히 회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 보충제에 대해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양질의 단백질을 흡수하는 것으로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 가운데는 우리만 이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제품명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효능이 우수해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맨체스터시티도 복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우리 대표팀은 지난 5월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재개할 무렵부터 하루 8번(아침 기상, 점심 전후, 훈련 전, 훈련 시작 후 45분 지나서, 훈련 후 등) 영양보충제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다섯가지 종류로 비타민제도 있고, 알약과 물약, 분말 등 형태도 다양하다. 대한축구협회에 의하면 이 제품은 영국 맨체스터의 한 회사가 만든 것으로 단백질, 비타민 위주로 만들어졌다. 근육 강화는 물론, 고된 훈련 후 근육 회복 속도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경기 후 체력고갈 얼마나 심하길래…
이번 나이지리아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뛴 거리를 따지면 평균 7.68km. 이청용, 박지성 같이 맹활약한 선수들은 10~11km를 뛰었다. 이처럼 90분 동안 9~10km가량 혼신의 힘을 다해 뛸 경우 700~1000칼로리가 소비되고, 흘리는 땀만 해도 3.5리터가 넘는다. 이는 일반인들이 운동을 하기 위해 4~5km 뛰었을 때 소비되는 350칼로리에 비해 2배가 넘는 큰 에너지 손실이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축구 선수들은 다른 일반인들이 뛸 때와 똑같이 뛰지 않는다. 경기 내내 10km를 ‘전력질주’를 하기 때문에, 10km를 천천히 달리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클 뿐만 아니라 운동 후 피로 회복 속도도 더디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은 경기를 뛰면서 근육 속의 글리코겐을 거의 다 소비하게 된다. 그 후 근육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는 적어도 48~72시간 정도의 시간이 요구된다. 선수들이 시합 일정을 잡을 때 3~5일간의 휴식기간을 두려는 것도 바로 이것 때문. 대개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근육 속에서 소비되었던 글리코겐을 자연히 보충할 수 있다.
◆ 체력보충제는 ‘체력 회복+손상된 근육 보강’이 목적
그렇다면 우리 축구국가대표팀이 이번 나이지리아전에서 손실한 에너지들을 보강하기 위해 복용할 것이라는 양질의 영양 보충제는 무엇일까?
진 교수는 “따로 종합비타민을 챙겨 먹는 것은 물론이고, 순수 단백질 보충을 위해 우유와 계란, 기름 뺀 살코기 위주의 식단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하게 조제된 체력 보충제를 먹는다면 경기 전 도핑테스트에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이 사용하는 고유의 숨은 비법으로 만들어진 체력보충제는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운동을 심하게 하고 나면 근육 속의 글리코겐 소비도 많이 발생하지만 근육에 미세한 파괴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이 재빨리 체력을 회복하고 근육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중 1kg당 1.2g정도 이상의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운동 후 1g정도(체중 1kg당)의 단백질을 섭취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선수들은 에너지 소비를 더 많이 하는 만큼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
진영수 교수는 “우루과이와의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선수들이 체력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일정량 이상의 단백질을 계속해서 보충해야 한다. 그러나 체력보충을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의 영양을 보충하다보면 오히려 소화불량이 되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지금까지 해왔던 꾸준한 방법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 5시간 이상 운동하는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과도한 단백질 보충제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다. 단백질이 분해될 때 생기는 질소가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이 증가해 고지혈증, 혈액순환 장애, 심장 질환, 동맥경화 등 각종 생활습관병이 생길 수 있으며, 신장에 해를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