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굽 높은 샌들, 신는 足足 발은 피곤해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6/24 08:31
노출의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웨지힐, 글래디에이터 샌들, 가보시 샌들, 플랫슈즈 등 다양한 종류의 신발들이 유행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 신발은 대부분 끈으로 되어 있거나 구멍이 뚫려 있다. 박신이 강서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여름 패션 신발은 통풍이 잘 돼 발 건강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주지 못해 발목, 무릎 관절뿐만 아니라 척추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발 종류에 따라 어떤 질환이 유발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웨지힐(앞뒤 굽이 연결된 통굽의 하이힐)
올 여름 최고의 히트 아이템으로 떠오른 웨지힐. 발 건강 측면에서 볼 때는 최악이다. 통굽 신발은 발바닥 밑창이 2~3cm이고 뒤쪽은 7~8cm가 넘는다. 걸을 때 허리가 꺾이기 때문에 쉽게 벗겨져 넘어지거나 균형을 잡기 힘들다. 발목을 쉽게 접질릴 수 있는 대표적인 신발이다. 허리건강에도 좋지 않다. 허리뼈가 스트레스를 받게 돼 디스크가 뒤쪽으로 밀려 신경을 누르는 허리디스크 증상이 생기고 근육통이나 다리 저림 등이 생길 수 있다.
▶ 뮬(슬리퍼 모양인데 뒤가 하이힐인 신발)
슬리퍼를 연상시키는 트인 샌들은 편해 보이지만 걸을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아킬레스건을 뒤에서 받쳐주는 보호 장치가 없어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오래 신을수록 발목을 삘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신발은 대부분 바닥에 쿠션도 없고, 밑창이 얇아 걸을 때 신발 바닥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조금만 걸어도 발이 금방 피로해지는 이유다.
또 가는 끈으로 연결된 샌들은 피부와 접촉하는 부위에 마찰이 생기면서 접촉성 피부염이나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슬리퍼를 신더라도 뒤에 끈이 달린 것을 신는 것이 좋다. 굽 높은 샌들의 또 다른 부작용은 ‘연골연화증’ 이다. 무릎 관절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2배에 달하는 하중에 시달리는데, 굽 높은 샌들을 신으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앞으로 쏠리면서 다리와 발목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진다. 이런 부담이 장기가 쌓이다보면 무릎 관절 속 연골이 약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 플랫슈즈(아예 굽이 전혀 없는 신발)
플랫슈즈는 밑창이 없고 쿠션이 빈약하기 때문에 걸을 때 땅으로부터 받는 압력이 허리나 관절에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하이힐을 신을 때보다 1.4배나 높은 압력을 받게 되고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10배가량의 부담이 무릎과 발목관절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플랫슈즈를 신을 경우 충격이 발전체에 고루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무릎, 허리 등 특정 부위에만 스트레스가 집중돼 무릎통증이나 만성요통을 일으킬 수 있다. 플랫슈즈보다는 굽이 3cm정도 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가장 좋다.
▶ 킬힐(굽이 10cm이상인 높은 구두)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킬힐은 무지외반증의 주범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인데, 킬힐처럼 앞 코가 삼각형이고 뒷굽이 뾰족한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의 90%가 발가락으로 몰려 발 모양에 변형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튀어나온 뼈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심할 경우에는 발가락 앞부분에 통증이 생기는 지간신경종이 생기기도 하고, 뼈의 변형으로 무릎과 엉덩이 관절, 허리에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고 변형이 심하지 않으면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을 신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심한 무지외반증은 수술로 변형된 뼈를 바로 잡아야 한다.
▶ 글래디에이터 샌들(가죽 끈이 발전체와 발목을 촘촘히 감싸는 낮은 굽의 구두)
신발이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아킬레스건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 신발끈이 발을 꽉 감싸므로 혈액순환이 잘 안돼 일반 신발을 신었을 때보다 저녁때 발이 더 퉁퉁 붓는다. 바닥은 플랫슈즈처럼 낮고 딱딱해 오래 신을 경우 무릎통증이나 만성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Tip. 여름철 발 건강 지키는 방법
1. 신발을 살 때에는 꼭 신어보고 산다. 발은 오후에 붓는 경우가 많으므로 꼭 오후에 산다.
2. 구두 굽은 2, 3cm가 가장 좋다. 구두 굽은 발뒤꿈치에 걸리는 체중을 발바닥으로 골고루 분산시켜 발을 내딛는 힘을 강하게 하고 발바닥 중심의 탄력성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 작용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 근육과 뼈에 부담을 주지 않는 높이는 2∼3cm다. 7cm 이상의 굽은 경사각도가 급해 앞쪽으로 체중이 쏠리므로 관절, 척추에 무리가 간다.
3. 하이힐을 어쩔 수 없이 신어야 한다면 일주일에 2회 이하로 제한해서 신는다. 사무실에서는 굽 낮은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4. 평소 발가락으로 바둑알이나 타월 집어 올리기, 발가락을 오므렸다가 펴기, 발바닥으로 골프공 굴리기 등을 하면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5.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발마사지를 실시한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가볍게 주물러주는 것만으로도 발에 쌓인 피로가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