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B조 예선 내내 전국을 울린 이 응원 구호는 듣기만 해도 저절로 가슴이 쿵쿵 뛴다. 그런데 일정한 박자로 "대, 한, 민, 국, 짝짝, 짝짝!" 하면 썩 흥이 나지 않는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의 정서에 규칙적인 리듬은 안정되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반면 불규칙적 리듬은 거칠고 유쾌하며 장난을 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 함성은 다른 스포츠보다 유독 축구 응원에 잘 어울린다. 올림픽 야구경기를 보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면 무엇인가 어색하다. 김 교수는 "불규칙 리듬이 주는 거칠고 유쾌하며 다소 장난을 치는 듯한 느낌은 역동적인 스포츠인 축구와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분위기와 딱 맞는다"며 "축구에 비해 포지션이 엄밀히 구분되어 있고 경기 중 인터벌이 잦아 상대적으로 정적인 야구 경기를 관전하는 심리 상태에선 불규칙한 리듬 응원이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에는 이렇게 나라 이름의 한 글자를 길게 늘여 부르는 응원 구호가 없을 뿐더러, 서양인은 "대~한민국!"을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한다. 왜 그럴까?
김경일 교수는 "한국 사람은 누구나 전통 리듬을 접하면서 자라기 때문에 이러한 장단이 감성적·본능적인 학습과 관련된 소뇌에 저장돼 있다"며 "따라서 '대~한민국!'을 들으면 이미 익숙한 전통 리듬과 무의식적으로 결부되기 때문에 쉽게 따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응원 군중이 이러한 심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자연스럽게 국민 응원 구호가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