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웹디자인을 전공한 손 모(24)양은 취업을 앞두고 시력교정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안과에서 사전 검사를 받은 후 시력교정술을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원인은 원추각막 때문. 원추각막이란 각막의 중심부 혹은 약간 아랫부분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원뿔모양으로 돌출하는 질환이다. 10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 우리나라에는 약 4만명 정도의 원추각막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및 아토피, 호르몬의 변화, 눈비빔이나 콘택트렌즈의 장기 착용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원추각막을 가진 사람은 각막 중심부 쪽이 상당히 얇은데, 따라서 각막을 깎는 시력교정술은 불가능하다.
◆ 20~3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해
이 원추각막은 특히 젊은층에서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지난 3년간(2007~2009년) 원추각막 진단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10대 미만 1% ▲10대 14% ▲20대 48% ▲30대 27% ▲40대 7% ▲50대 이상 3%로, 20~30대가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자 원추각막 환자가 58%로, 여자 환자(42%) 보다 조금 더 많았다.
원추각막이 있으면 시력저하뿐 아니라 부정난시, 빛 번짐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많고,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각막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한다.
최태훈 누네안과병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원추각막은 사춘기 때 주로 발생하며 20~30대에 눈부심이나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며 “젊은층의 각막이 노인들의 각막에 비해 덜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초기증상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
원추각막은 두 눈에 모두 발병하는 양측성이 대부분(약 90% 정도)이지만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눈이 나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안경착용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 전 정밀검사를 받는 도중 원추각막을 발견하는 사람도 간혹 나타난다. 원추각막환자가 시력교정수술을 받을 경우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안과에서는 각막두께검사 등으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고 시력교정수술 전 검사 중 하나인 각막지형도검사를 통해 각막의 굴절률이 어느 정도 되는가에 따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때 굴절률이 증가할수록 원추각막의 정도가 심한 것이다.
원추각막환자는 각막 모양이 점점 변형될수록 점차 시력이 저하되고, 색감이나 대비감도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또 물체의 상이 뒤틀리거나 퍼져 보일 수 있고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듯한 증상도 겪는다. 원추각막이 심해질 경우 각막 심층부에서 물 같은 액체가 각막으로 스며드는 각막수종이 생기거나, 각막에 흰 얼룩점과 같은 혼탁이 나타나는 각막백반으로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각막이식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하다.
◆ 각막이식 수술 외에 새로운 시술 각광
원추각막증상의 초기 단계에서는 안경으로 근시와 난시를 교정하거나, 산소투과성 하드콘택트렌즈(RGP렌즈)를 착용해 각막 표면을 인공적으로 고르게 만드는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원추각막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안경이나 하드렌즈는 근본치료가 될 수 없어 결국에는 각막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각막이식수술의 성공률은 높지만 잠재적인 위험요소와 거부반응의 가능성이 있고 시력회복 기간도 1년이나 걸려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는 각막 쪽에 링을 삽입해 각막을 평평히 당겨주는 ‘각막링 삽입술’과 약해진 각막의 콜라겐을 튼튼하게 해 주는 ‘콜라겐 교차 결합술’ 등이 나와 이 원추각막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