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지난 4일 탤런트 이시영이 잠을 자다 깨어나지 않아 응급실로 옮겨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수면제 한 두 알을 복용한 후 잠든 그녀는 누적된 피로로 인해 쉽게 잠에서 깨지 못했던 것. 이시영은 KBS '연예가 중계'를 통해 "앞으로는 건강에 신경 쓰겠다"며 직접 해명했다.

최근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수면유도제' 시장이 열리면서,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쉽게 잠들도록 해주는 약물치료제는 큰 위안이 된다. 그러나 OTC용 수면유도제는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많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면 유도제를 복용해 온 불면증 환자들은 대부분 잠이 들기는 하지만,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며 잠에서 깨어났을 때 머리가 맑지 않고 두통이 계속된다는 호소를 많이 한다”며 “수면제 복용은 오히려 깊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수면을 방해하는 심리적, 환경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흔히 구입해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진정효과와 수면유도 효과가 있지만 입이 마르거나 배뇨장애, 변비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수면유도제의 장기적인 복용은 깊은 수면 단계를 감소시키고, 낮 동안에 어지럽고 약이나 술에 취한 듯 몽롱해지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시영이 약을 먹고 쉽게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응급실로 옮겨진 이유도 바로 이러한 부작용 때문.

수면 유도제의 장기적 복용은 습관성 중독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또, 심한 코골이 증상이 있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이 복용해서도 안 된다. 호흡기능이 억제되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쇠약한 노인이나 임신부, 그리고 야간에 각성 유지가 필요한 당직 의사나 경비 등도 약물 복용에 유의해야 한다.




이미지

그렇다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열대야 현상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도 이상의 고온에서 떨어지지 않아, 신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신경이 흥분상태가 되기 때문. 또 늦은 밤까지 활동하는 경우, 수면각성 주기가 깨지기 때문에 불면증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생체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잠이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늦게 잠이 들었더라도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잠들기 직전에 운동이나 격한 운동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운동을 할 경우 4~5시간 전 가벼운 산책을 하고,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몸의 온도가 다시 올라가지 않고, 근육이 이완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더위를 쫓기 위해 찬물로 샤워를 하면, 오히려 우리 몸의 신경에 자극을 줘 수면을 방해하므로 유의한다. 

편안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와 습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온도가 높거나 습하면 땀이 증발하지 않아 불쾌지수가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낮에 활동했던 생활공간보다 좀 더 낮은 17도 내외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습도는 50% 내외가 적당하다.

Tip. 불면증 종류에 따른 현명한 수면제 복용법

수면제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처방받기 위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환자의 특성과 불면증의 특성에 따라 수면제의 복용방식이 다르게 때문이다. 보통 수면제의 복용 방식은 불면증 종류에 따라 다르다.

1. 상황적 불면증

상황적 불면증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환경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되며, 보통 수 일 내에 그친다. 예컨대 다음날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가 있거나, 비행 시차와 같은 스케줄의 변화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에는 굳이 약물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부족한 수면으로 다음날 생활에 장애가 생길 수 있는 경우 1~3일 정도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2. 단기간 불면증

단기간 불면증은 수 주간 지속될 수 있으며, 주로 직업이나 가정사 관련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 이 기간 동안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불면증이 만성화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약물을 단기(최대3주)간 사용할 수 있다.

3. 만성 불면증

만성 불면증은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나 알코올이나 커피처럼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식품이나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이때 불면증은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수 년간 지속된다. 만성 불면증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장기간의 약물 복용이 필요할 경우 매일 밤 연속적인 사용은 피하고, 1주에 2~4회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