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구릿빛 피부 만들려다 피부 노화 빨리 올 수 있어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6/08 08:45
하얗고 긴 다리는 여성들의 로망이지만 해변가에서 만큼은 ‘부끄러운’ 다리가 된다. 휴가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건강해 보이는 구릿빛 살결을 위해 벌써부터 태닝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태닝은 기본적으로 노화를 촉진시키는 ‘행위’이다. 태닝에 대한 궁금증을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Q. 태닝을 하면 왜 나쁜가?
A. 햇볕 속 자외선은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탄력과 관계된 세포들을 노화시킨다. 따라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주름을 만들고, 피부 전체적인 탄력을 떨어뜨린다. 또 과다한 햇빛을 받으면 피부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피부암도 유발시킨다. 게다가 자외선은 멜라닌 세포의 활동을 더욱 부추긴다.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은 멜라닌 세포의 비정상적인 활성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태닝을 하다보면 이러한 색소질환이 더 많이 생겨난다.
Q.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선 햇볕을 많이 쬐라고 하던데?
A.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 햇볕을 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비타민 D는 자외선에 의해 합성될 수 있다. 그러나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외선은 우리가 일상생활 시 노출되는 햇볕으로도 충분하다. 하루 15분 정도의 햇볕을 쬐는 것이 권장되는데, 출퇴근 시간, 창가에 앉아있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쬘 수 있다. 오히려 과다한 햇볕 노출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Q. 태양광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기계태닝은 괜찮지 않나?
A. 그렇지 않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안전한’ 피부태닝은 없다고 말한다. 인공램프에서 나오는 인공 자외선은 태양광선에서 나오는 자연적인 자외선보다 방출량이 오히려 2배 이상 많다. 최근엔 실내 태닝기계 이용 시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가장 위험한 피부암인 흑색종 발병 위험이 7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악의 발명품 50’을 꼽는 기사에 피부암을 유발시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인공태닝기계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Q. 그래도 꼭 태닝이 하고 싶다면?
A. 피부 상태에 따라 태닝 시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태닝 시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기미가 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 특정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광(光)독성이나 광(光)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피부에 발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태닝 전 피부과 의사와 반드시 상담해 봐야 한다.
또 선탠을 할 때 갑자기 많은 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태닝을 꼭 해야 한다면 한 번에 원하는 피부색을 원하기 보단 서서히 여러 번에 걸쳐 태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빠른 시간 가볍게 태닝을 할 수 있는 방법도 나왔다. 로션이나 스프레이 타입의 셀프태닝 제품을 몸에 바르거나 뿌리면 즉시, 또는 2시간이 지나면 피부에 착색이 되고 샤워를 하면 다시 본래의 피부톤으로 돌아올 수 있다.
도움말 = 심우영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 신학철 피부과 신학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