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활동하기에 딱 좋은 계절, 무정하게도 자외선은 점점 강해져 피부노화를 부추긴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봄철 피부관리의 첫걸음. 자외선차단제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피부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Q 자외선 차단 지수 어떻게 구별하나?
SPF(Sun Protection Factor) 지수는 자외선B(UVB)의 차단 효과를 표시하는 단위다. SPF 뒤에 붙는 숫자는 지속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SPF1은 일반적으로 15분을 의미, SPF20이라면 300분(5시간) 동안 자외선 차단 효과가 지속된다. PA 지수는 자외선A(UVA)의 차단지수로 PA+, PA++, PA+++로 분류한다. + 한 개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약 2~4배의 보호효과를 의미한다. ++는 약 4~8배, +++는 약 8배 이상 보호된다. SPF나 PA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제품일까? 전문가들은 의견이 분분하다. 지수가 클수록 덧발라야 하는 횟수가 줄긴 하지만 차단 지수가 높을수록 고농도 화학성분을 사용하므로 그만큼 피부에 부담을 준다.
자신의 피부 상태나 상황에 따라 알맞은 자외선차단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최광호 초이스피부과 원장은 “민감한 피부라면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동양인 피부에는 차단지수 15~30 사이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김주덕 숙명여대 향장학과 교수는 “SPF 수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도 좋을 거라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예를 들면 SPF 30과 100의 차단 효과 차이는 2~3% 내외다. 일상생활에서는 30~35 내외, 실외에서는 35~40을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Q 자외선 차단 효과가 더해진 일반 화장품은 효과 있을까?
제품에 SPF 수치를 표기하기 위해서는 식약청에서 자외선 차단 기능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용 자외선차단제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등의 자외전 차단력은 큰 차이 없다. 오히려 여러 가지 기능이 복합된 것은 다른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한 가지 제품으로 화장단계를 줄이기보다 가능하면 단계별로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보기 위해 복합기능 제품을 충분히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파운데이션을 예로 들면, 메이크업 자체를 두껍게 하지 않으면 수치만큼의 자외선 차단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라면 자외선차단제는 따로 쓰지 않고 복합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파운데이션 한 개만 바르면 모공을 막을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는 파운데이션을 충분히 바른다.
Q 자외선차단제는 어떤 원리로 자외선을 차단하나?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 산란제와 자외선 흡수제로 나눈다. 전자는 징크옥사이드, 이산화티탄 같은 무기물질을 이용하는 물리적 산란작용으로 자외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후자는 파부(PABA)라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자외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제품을 선택할 때 혼합 성분의 자외선차단제인지, 산란제를 통해 물리적 차단을 하는지, 흡수제를 통해 화학적 차단을 하는지 확인한다. 류지호 명동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원장은 “물리적인 자외선 차단은 접촉성 피부염 같은 부작용이 없고 차단 효과가 높다. 무기물질 또한 안정성이 높아 화장품 제조시 배합한도에 대한 규제가 적다. 반면 화학적 자외선 차단은 성분의 함량이 많아지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어 배합한도를 엄격히 규제하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Q 자외선차단제, 올바르게 바르는 방법은?
날이 따뜻해져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면 모공이 쉽게 넓어진다. 모공이 넓어진 상태에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 모공을 막아 피부 속 노폐물을 가둘 수 있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면서 피지 조절과 피부의 수분 밸런스를 맞춰 모공관리를 함께 해야 한다. 눈가는 피하며 기초화장 후, 메이크업 베이스 단계 전에 바른다. 식약청에서는 자외선차단제를 1cm2당 2mg을 바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권고 수치이지만 한 번에 바르기엔 부담스런 양이라 보통 1mg 정도를 바른다. 권장량을 모두 바르고 다음 단계 메이크업 제품을 바르면 너무 두툼해져서 거북하다. 김주덕 교수는 “세계적으로 같은 수치를 권유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권장량의 1/2~1/3 정도, 무리가 없는 선에서 가능한 많은 양을 자주 덧바른다”고 말했다.
Q 노출 부위에는 모두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고 들었다. 얼굴에 바르는 제품을 발라도 되나?
얼굴에 바르는 차단제를 몸에 바르면 된다. 가격 면에서 부담스럽다면 몸 전용으로 나오는 스프레이 등의 제품을 선택한다. 모발에는 자외선 제품을 바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헤어제품에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어느 정도 들어 있다. SPF 표시를 하려면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들어 표시를 안 하는 것뿐이다. 자외선은 머리카락에 큰 영향을 준다. 탈색, 머리카락 갈라짐, 심하면 탈모까지 일어난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헤어제품을 꼼꼼히 바르고 모자, 겉옷 등의 물리적 차단을 병행한다.
Q 백탁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 산란제가 들어가 물리적 차단을 하는 제품에서 백탁현상이 일어난다. 이산화티탄, 산화아연 등의 산란제가 피부를 뿌옇게 만드는 백탁현상의 원인이다. 제조과정에서 오일이나 물에 산란제를 분산시키는데, 분산기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분산기술이 발전해 백탁현상을 완화한 제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백탁현상이 싫다면 자외선 흡수제가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방법이지만 무조건 권유하지는 않는다. 흡수제의 화학성분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에 맞게 선택한다.
Q 자외선차단제는 시간이 지나면 덧발라야 하는데, 메이크업 위에 덧바르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자외선차단제를 SPF 수치에 상관없이 2~3시간마다 덧바르라고 말한다. 외부의 미세먼지, 진한 메이크업 후에 덧바르기가 과연 효과적인지 의문이지만 한 번 바른 차단제의 효과는 길어야 3시간이므로 덧바르는 것이 최선이다. 이때는 파우더형 자외선차단제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화이트닝 팩트를 사용한다. 최 원장은 “화장한 피부에 무조건 덧바르기보다는 티슈나 기름종이를 이용해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한 다음 덧발라야 차단 효과를 높이고 트러블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자외선차단제는 차단막을 형성하는 데 15~30분이 소요되므로 외출 30분 전에 바른다.
Q 자외선차단제는 언제부터 바르는 것이 좋은가?
어릴 때부터 자외선 차단은 필수다. 9세 이전에는 멜라닌 색소가 완전히 형성하지 않아 피부가 자외선에 쉽게 손상된다. 김주덕 교수는 “18세 이전에는 바깥에서 뛰어놀거나 자외선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10년, 20년 후에 피부노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아이는 전용 차단제를 바르면 좋지만 성인용을 발라도 크게 상관없다. 다만 사용감에 달라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한다. 성인용은 오일, 보습제 등이 많이 들어 있는 반면 어린이 전용 제품은 피부에 맞춰 오일이나 다른 성분이 가볍게 구성되어 있다. 자외선 차단 효과는 차이가 없다.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지수는 SPF10~15 정도가 적당하다.
Q 집에서도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할까?
실내에서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아도 얼굴이 타지 않는다. 창문이 UVB를 반사해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UVA는 유리를 통과해 피부에 영향을 주므로 집에 있는 날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유익하다. 류 원장은 “집에서는 SPF15~25, PA++ 정도의 자외선차단제를 아침에 얼굴 전체에 꼼꼼히 펴발라 준다”고 말했다.
Q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는 자외선차단제, 유의할 사항은 없을까?
다른 종류의 자외선차단제보다 물에 대한 저항력은 뛰어나지만 오랫동안 물에 노출되면 지워지는 것이 당연하다. 80분 정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워터프루프를 맹신하면 안 된다. 물놀이 시 2~3시간마다 덧바른다. 자외선 차단 기능에 방수 기능까지 더해 피부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필요할 때만 바르며, 꼼꼼히 세안한다.
Q 자외선차단제가 비타민D의 생성을 막지는 않나?
비타민D가 결핍되면 각종 암에 노출되며 뼈 건강을 위협한다. 자외선차단제는 UVB가 피부로 흡수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UVB는 비타민D를 생성한다. 몇몇 전문가는 피부암 막으려다 다른 암을 발생시킨다며 자외선차단제를 버리라고 말한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자외선차단제를 덧바르기 전 하루 30분 정도 시간을 내 햇빛을 쬐라고 권한다. 자외선이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지만 비타민D의 결핍은 몸에 좋지 않으므로 자외선 차단을 꼼꼼히 하면서 비타민D3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Q 자외선차단제는 개봉하면 얼마나 사용할 수 있나?
개봉하면 6개월 안에 사용한다. 용기 뚜껑을 확실하게 닫고 비닐봉지나 랩으로 싼 다음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면 1년 정도 써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체로 완벽한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6개월 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More Tip 자외선차단제 유형별 특징
밤 타입 - 메이크업을 한 후 콤팩트처럼 수시로 덧바르기 좋다. 끈적임이나 번들거림 없이 산뜻하며 메이크업이 두꺼워지지 않는다.
스프레이 타입 - 여행이나 운동 등 장시간 햇빛에 노출될 때 사용이 편리하다. 목, 가슴, 팔과 다리 등에도 쉽게 바를 수 있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어 건성피부는 유의한다.
파우더 타입 - 메이크업 후에도 여러 번 덧바를 수 있다.
크림 타입 - 유분이 많아 피부의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성피부보다 건성피부에 효과적이다. 기초화장을 꼼꼼히 하지 않는 사람이 사용하면 좋다. 메이크업 후 덧바를 때는 화장이 밀리거나 얼룩지는 단점이 있다.
스틱 타입 - 지용성 자외선 차단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왁스와 바셀린이 들어 있어 뻑뻑하고 무거운 느낌이다. 스키장 등 건조한 환경에서 입 주변, 귀, 코, 눈 등 좁고 돌출된 부위에 바른다. 밀착감이 좋아 남성들이 선호한다. 피부에 직접 바르기 때문에 잘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오염될 수 있다.
참고서적 《비타민D혁명》(비타북스), 《피부미인》(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