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코를 골며 잠을 자면 부모는 낮에 잘 노느라 피곤해서 깊은 잠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깨우지 않는다. 그러나 코를 곤다는 것은 편안하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체 어린이의 7~10%는 코를 골며, 0.7~3.4%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데 특히 미취학 아동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코골이를 방치하면 안 된다.

단순히 코를 고는 것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수면무호흡을 동반한 심한 코골이라면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주로 아데노이드와 편도의 비대로 인해 생긴다. 아데노이드와 편도는 호흡기 입구에 있는데, 비대해지면 코로 숨을 쉴 수 없고, 호흡이 어려워져 구강(입) 호흡을 하게 된다. 또 코골이 중에 잠시 숨을 멈춘 뒤 숨을 내쉬거나, 숨을 헐떡이거나 잠을 깨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또 다른 원인은 비만이다. 소아비만이 늘면서 소아 코골이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비만으로 인해 목 주위와 구강, 인두 조직에 지방이 축적되면 상기도의 직경이 좁아지면서 협착이 생겨 수면무호흡을 일으킨다. 그 밖에 대설증(큰 혀),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비염, 부비동염 등이 원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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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고는 아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협

코를 고는 아이는 신체적, 정신적 발달 과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성장장애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작용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인상과 성장 지연, 정서장애, 주의력결핍장애 등이다. 아이가 코를 곤다면 단순한 코골이인지, 수면무호흡을 동반한 코골이인지 반드시 확인한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이 있다’는 일종의 경고이므로 코 고는 증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아이가 자면서 호흡이 정지됐다가 몰아쉬면서 코를 곤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본다. 정확한 수면무호흡의 동반 여부는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한다. 수면다원검사는 자는 동안 뇌파와 호흡, 심전도, 근전도 등을 모두 측정해 잠을 잘 자고 있는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을 파악한다. 수면장애에 대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지 확인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확보되지 않아 호흡이 정지됐다 몰아쉬는 현상으로 호흡을 하기 위해 뇌가 자꾸 깨어나고 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아이에게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밤에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행동장애로 이어진다.

코 골면 얼굴도 바뀐다?

얼굴과 인중이 길어져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인상을 ‘아데노이드 페이스(Adenoid Face)’라 한다.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져 코로 숨을 못 쉬면 입을 계속 벌리고 잔다. 이것이 반복되면 얼굴과 인중이 길어지고, 턱이 뒤로 들어가 무턱처럼 보이는 ‘아데노이드 페이스’가 된다. 소아 때부터 코골이를 한 경우 흔하게 나타나는데, 아데노이드와 편도가 커지면 코 대신 입으로 호흡을 하게 돼 아래턱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위턱과 아래턱의 부조화로 얼굴형이 변하는 것이다. 이때 치열 변화도 함께 나타난다.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 탓에 윗치열이 좁아지고, 위 앞니가 심하게 앞으로 뻐드러지면서 부정교합이 생긴다.

성장에 미치는 영향, 저신장과 저체중

정상 소아와 비교할 때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아이는 저체중, 저신장인 경우가 많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에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해 저체중·저신장·섭식장애·고(高)탄산증 등을 유발한다. 아이의 키 성장이나 성격의 형성, 건강 상태는 주로 밤에 좌우된다. 밤에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어야 키가 크고, 낮 동안 누적된 신체나 뇌의 피로가 풀어진다. 아이의 뼈를 자라게 하고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성장호르몬과 인지능력이나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등은 주로 깊은 수면에 빠져 있을 때 대뇌 밑에 있는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된다. 소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깊은 잠을 방해해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게 된다.

정서장애, ADHD 등 학습·인성·행동에 영향

수면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이거나, 심하게 변덕스럽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본다. 깊은 잠을 못 자면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기억력, 집중력, 계산능력 등이 떨어져 학습에 문제를 일으키고 산만한 아이가 되기 쉽다. 공격적 행동이나 지나치게 위축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일시적인 뇌혈류 감소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는 것과 연관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부족한 아이는 낮 동안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 졸음이나 피로를 쫓으려는 양상을 보인다. 결국 부족한 잠으로 인한 피로가 더욱 심해져 수업 중 집중력이 떨어지고 덩달아 적절히 행동하는 능력도 저하된다. 사소한 일에 안절부절 못하고 친구 관계도 원만하지 않은데 방치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진다. 미국 미시간대학 수면장애센터의 로널드 처빈 박사가 6~17세 어린이 및 청소년 22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코를 골며 자는 아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맑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