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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금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가진 성인들은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량 섭취한 소금 속 나트륨이 혈액 속에 들어와 외부로부터 물을 끌어들여 혈액 속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은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다양하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이 소금의 과량 섭취이다. 

하지만 짜게 먹은 이력(履歷)이 전혀 없는 신생아도 고혈압이 있을 수 있을까?

최근에 나온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신생아들도 있다. 태어난 지 2~4일이 되는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젖병을 통해 한번은 맹물을 먹이고 그 다음에는 0.5% 정도의 소금물(약간 소금기가 느껴지는 정도)을 먹이고, 그 다음에는 1.5%의 소금물(짭짤한 정도)을 줘서 젖꼭지를 빠는 횟수를 조사해 봤다. 짠 소금물을 줄 때 밀어내는 정도가 강한 아이들일수록 짠 맛을 싫어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이 아이들의 혈압을 각각 조사한 결과, 짠맛을 좋아하는 아기들은 짠맛을 싫어하는 아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6.7mmHg, 이완기 혈압이 5mmHg 높았다. 또 가족 중 고혈압이 있는 신생아들이 짠 맛을 더 좋아했고 혈압도 더 높았다. 태어나기도 전에 짠맛에 대한 선호도가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신생아들이 어떻게 짠맛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원인은 확실하게는 밝혀지지 않았다. 손숙미 국회 보건복지위 분과 의원(식품영양학 박사)은 “아마도 엄마 자궁 속에 있을 때 접하는 양수의 소금 농도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양수에 잠겨 성장한다. 만약 엄마가 소금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양수의 소금 농도도 높다. 짭짤한 양수에 둘러싸여 자란 아기는 자연스럽게 짠맛을 좋아하게 된다.

따라서 집안에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의 어린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짜지 않게 먹는 식생활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은 짜게 먹을 가능성이 높으며, 짜게 먹는 엄마는 양수도 짭짤해 아이도 태어날 때부터 짜게 먹게 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보통 짠맛을 좋아하는 아기가 있는 경우 아이가 잘 먹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엄마도 아이에게 짭조름한 반찬을 자꾸 주게 된다. 맛에는 순응작용이 있는데 미각 수용체에 일정한 맛 성분을 혀에 접촉시키면 미각이 차츰 약해져서 역치가 상승하고 감수성이 약해진다. 계속해서 짜게 먹게 되면 점점 더 짠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게 된다. 뇌에서 짠 음식을 먹어야 ‘간이 맞다’, ‘맛이 있다’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유식을 먹일 때 씻은 김치조각이나 짠 새우깡 등의 스낵을 주면 아기들의 짠 맛에 대한 선호도를 더 발전시키게 된다. 이렇게 짠 맛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성장하며 계속해서 짜게 먹어 나중에 고혈압이 되기 쉽다.

유아기의 혈압은 어른이 된 후의 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되도록 싱겁게 먹이도록 해야 한다. 성인의 일일 권장 소금 섭취량은 1g(찻숟가락의 1/4 정도)이며 신생아는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참고서적=소금, 알고 먹으면 병 없이 산다(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