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과 내막증의 원인·증상·치료

자궁은 여성의 '제 2의 심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여성의 건강한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자궁은 평생 임신과 생리 등으로 '혹사'를 당하고, 구조상 세균 등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의 공격을 받기 쉬으며, 여성호르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장기여서 각종 질병도 흔하게 발생한다. 우리나라 여성 7~8명 중 1명이 각종 이유로 자궁절제술을 받고 있을 정도다. 대표적 자궁질환인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증의 원인·증상·치료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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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궁근종 복강경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자궁은 살려 두고 근종만 떼어내는 시술법이 확대되고 있다. 구미차병원 제공

자궁근종

원인·증상=우리나라 여성의 20 ~40%가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다. 확실한 원인은 모르지만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성 경험이나 결혼 여부 등과는 관계가 없다.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계속 자라 크기가 커지면 월경과다, 생리통, 부정출혈(생리가 아닌데 자궁에서 피가 나는 것) 등을 유발한다. 따라서 자궁근종이 있다면 6개월~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 근종이 커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크기와 상관없이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름이 8㎝ 이상이거나, 자라는 속도가 빠르거나, 근종이 자궁내막쪽에 위치해 부정출혈을 일으키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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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자궁근종 환자의 절반 이상은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시행한다. 미혼이나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되도록 자궁을 보존하고 근종만 떼어 낸다. 근종 절제술은 자궁을 떼어낼 때보다 출혈이 많고 30% 정도는 재발한다. 그러나 근종이 커 자궁의 크기가 여성 주먹 두개의 크기가 되거나 짧은 시간 내 근종이 재발할 때는 자궁까지 모두 들어내야 한다. 근종의 크기나 위치는 크게 상관이 없다. 자궁적출술은 팬티 라인에 6~10㎝ 절개하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다.

근종만 떼어낼 때는 복강경 수술이 효과적이다. 복강경 수술은 아랫배에 0.5~1㎝ 구멍을 2~3개 낸 뒤 복강경을 넣고, 특수 기구로 근종을 갈아낸 뒤, 복강경으로 빨아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배꼽에 2㎝ 정도의 구멍 하나를 뚫어 10㎝ 이상의 큰 근종을 빼내는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근종절제술을 받아도 임신은 별 문제가 없지만 출산할 때는 제왕절개를 권장한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항문으로 초음파 장비와 열을 가하는 바늘을 넣어 혹을 녹이는 고주파근종용해술 등이 있다. 이 시술법은 근종이 지름 5㎝ 이상이거나 자궁 바깥까지 자란 경우는 시술하기 어렵다. 또 자궁이 딱딱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어 출산을 마쳤거나 아기를 낳지 않을 여성에게만 시술한다. 최근에는 MRI 영상을 보면서 근종의 크기와 위치를 파악하고 초음파를 투사해 고열로 세포를 태우는 'MRI유도하 고집적초음파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자궁내막증

원인·증상=자궁내막은 수정란이 착상되는 장소다. 자궁 내막이 원래 위치를 벗어나 난소, 나팔관, 복강 등에 퍼져 증식하는 것이 자궁내막증이다. 가임기 여성의 8~10%, 불임 여성의 30% 정도에서 나타난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평소에 없던 생리통·배변통이 있거나 임신이 잘 안되면 의심할 수 있다.

치료법=자궁내막증은 초음파로 진단이 잘 안돼 복강경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동시에 복강경으로 엉뚱한 곳에 자란 자궁내막을 제거한다. 자궁내막증은 생리기간 동안 조금씩 재발하므로 완치가 어렵다. 임신하면 재발하지 않지만, 출산 후 다시 생리가 시작되므로 재발할 수 있다.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게 하는 주사(GnRH agonist)를 한 달에 한 번씩 맞으면 일시적으로 폐경 상태가 되면서 자궁내막증이 완화된다. 주사를 중단하면 생리가 다시 시작돼 재발한다.

도움말=김영재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권용순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윤상욱 강남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